[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김용 세계은행그룹(WBG) 총재가 인천 송도에 문을 여는 세계은행 한국사무소에 대해 세계은행 그룹과 한국 정부 및 한국 기업 간의 협력을 확대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김 총재는 3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은 주요20개국(G20)을 통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사이의 교량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한국은 과거 바스켓 케이스(basket case)라고 불리며 희망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제는 어떤 국가도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없게 됐으며, 이러한 한국의 경험은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세계은행은 2030년까지 극빈을 종식하고 동반번영을 촉진하자는 목표를 세웠다. 구체적으로는 각국 인구 중 하위 40%의 소득을 증대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총재는 세계은행의 이러한 목표 달성이 가능한 이유로 한국을 들었다.
한국은 1950년대 초 1인당 국민총소득(GNI)가 아프리카 국가들보다도 낮은 67달러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금은 2만달러를 넘기며 원조국에서 지원국으로 전환한 이례적인 국가로 꼽힌다. 2000년 한국 해외 개발원조는 2억달러 미만에 불과했지만 2011년에는 13억달러를 기록하는 등 10년동안 6배로 증가했으며, 정부는 2015년까지 원조규모를 30억달러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김 총재는 또 세계은행의 목표 달성을 위해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이남 지역의 빈곤 퇴치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총재는 “2010년 기준 사하라 사남 이남 지역 국가 3분의 1이상의 극빈율이 50%를 초과하고 있다”면서 “그중 12개국에서는 극빈율이 60%가 넘으며, 4개국에서는 80%가 넘는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김총재는 한국에게 신흥국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당부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는 “신흥국 투자는 한국에도 윈윈(win-win)전략”이라면서 “신흥국은 세계은행 그룹이 민간 산하기관인 국제금융공사(IFC), 국제투자보증기구(MIGA)와 함께 중점을 두고 있는 또 다른 지역”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방문일정에서 빈곤종식과 동반번영 구축을 앞당기기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