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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폭염에 가뭄 '초비상'…대구·경북 강수량 평년 70%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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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정인 기자I 2026.08.02 17: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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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5도 역대 최고로 뜨거운 양산
열대야·폭염·가뭄 '상호 악순환'
영남권서 가뭄 '기승'…쩍쩍 갈라진 저수지
"폭염 종료 단정 못해"...13호 태풍 변수로

[이데일리 염정인 기자] 밤사이 식지 않은 열대야로 지표면에 열기가 누적되면서 전국적으로 극한 폭염과 가뭄이 동시에 확산하고 있다. 연일 무더위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낮 동안 강한 일사가 더해져 기온이 급상승하는 데다, 바싹 마른 토양이 대기를 다시 달구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양상이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버스환승센터 앞 도로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버스환승센터 앞 도로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2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경남 양산의 기온은 자동기상관측장비(AWS)로 이날 오후 1시25분 42.5도를 기록했다. ‘42도 시대’는 122년 국내 기상관측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40도선’ 돌파 시점도 빨라졌다. 지난달 29일에는 오후 3시26분 처음 40도를 넘어섰지만 이후에는 40도 돌파 시점이 오후 12~1시로 앞당겨졌다. 기상당국은 극한 더위의 원인으로 ‘열의 복리’ 효과를 꼽았다. 이날 부산지방기상청은 자료를 통해 “최근 양산의 폭염은 기압계 영향 외에도 추가적 요인이 더해져 발생했다”며 “열 축적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올해 폭염은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이 우리나라를 이중으로 뒤덮으면서 전국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당국은 설명했다. 여기에 경남권을 중심으로는 공기가 소백산맥 등을 넘으면서 고온건조한 바람을 불어넣었다. 또 맑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강한 일사가 누적된 점도 기온 상승을 부추겼다.

게다가 이번 장마철에는 강수량과 강수일수가 현저히 적었다. 진주 농업기상관측소 기준 토양수분도 평년의 26.3%에 그쳤다. 반면 가뭄은 폭염으로 인해 더 심화되는 모습이다.

폭염에 강수량 부족까지 겹친 영남권에서는 가뭄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대구·경북의 최근 한 달 강수량은 181.0㎜로 평년 238.1㎜의 70.3%에 그쳤다. 광역상수도가 공급되지 않는 경남 통영시 일부 섬 지역에서는 주민들이 생활용수 부족으로 불편을 겪을 정도다.

전문가들은 폭염과 가뭄이 함께 나타나는 모습은 대표적으로 기후위기로 달라진 현상 중 하나라고 말한다. 민기홍 경북대 대기과학과 교수는 “최근 폭염 후 가뭄이 연쇄적으로 이어지거나 동시에 발생하는 ‘복합 재난’ 발생 빈도가 과거에 비해 늘면서 새 위험 요소로 고착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 교수는 이어 “특히 장마가 늦게 시작해 빨리 끝나면 수자원을 확보할 주된 공급원이 사라진다”며 “토양에 수분이 부족하고 저수지가 채워지지 않은 상태에서 조기에 강한 더위가 찾아오면 지표면 건조가 가속화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장맛비가 체계적 강수의 형태를 띄기 보다는 ‘집중호우’ 양상으로 변한 점도 가뭄의 원인 중 하나로 거론됐다. 단시간에 비가 집중되면 강수량이 많아도 토양에 흡수되지 않아서다.

기상청은 당분간 기압계에 큰 변화가 없어 폭염이 일주일가량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지난달 30일 정례 브리핑에서 “장마 종료 직후 폭염이 시작된 상태”라며 “지금 당장 종료 시점을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달 27일 발생해 발달 중인 제13호 태풍 ‘돌핀’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돌핀’은 다음 주 중반 일본 오키나와 인근 해상까지 북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태풍의 진로에 따라 기온 변화 폭이 달라질 수 있어 이동 경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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