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CGV는 지난 20일 57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CJ는 지분율에 따른 배정분 2800억원 중 600억원만 증자에 참여하고 나머지 2200억원은 실권하기로 했다. 이와 별도로 CJ CGV의 4500억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서 보유 중인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 100%를 현물출자한다는 방침이다.
포럼은 “올리브네트웍스의 주식가치를 4500억원으로 계산했는데 이는 지나치게 높게 평가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올리브네트웍스가 CJ그룹의 전산정보시스템 구축 및 관리를 영위하는 만큼 삼성그룹 내 비슷한 사업모델을 갖고 있는 삼성SDS와 비교할 때 가치가 부풀려졌다는 설명이다.
포럼에 따르면 2022년 별도 감사보고서 기준 올리브네트웍스의 주가순자산비율(PBR) 3배, 주가수익비율(PER) 17배다. 지난해 영업이익률 5.3%, 부채비율 223%, 자기자본이익률(ROE) 19.6%다.
삼성SDS의 경우 영업이익률 5.3%, 부채비율 41%, ROE 14%로 올리브네트웍스와 수익성 지표는 비슷하고 재무건전성은 더 좋지만 PBR 1배, PER은 9배에 불과하다.
포럼은 이어 “이번 유상증자 규모가 20일 기준 시가총액 7000억원의 81%에 이르는 대규모여서 주가 폭락이 명백했는데 이와 동시에 CJ가 대규모 현물출자를 추진하면서 이사회 결의도 하지 않고 단지 계획 검토를 공시했다”며 “CJ CGV 주가를 헐값으로 만들어놓고 올리브네트웍스 가치는 부풀리는 방법으로 CJ가 CJ CGV의 주주가치를 훼손한다는 의심을 불러일으키게 된다”고 지적했다.
만일 현물출자를 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복수의 신뢰할 수 있는 기관으로부터 가치평가를 받아 그 결과에 따라 공시하고 주주와 시장을 충분히 설득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이를 생략했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포럼은 현물출자 방식의 유상증자는 부채상환 등의 재무구조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고 법에서 정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요건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현물출자는 모회사와 자회사간 자기거래이기 때문에 개정 상법 389조에 의해 일반적인 과반수 찬성 의결이 아니라 3분의 2 이상 찬성이 있어야 하는 특별결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규식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부채상환 등을 위해 대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것은 부실경영의 책임을 회피하고 책임을 결국 주주에게 전가하는 것”이라며 “CJ CGV의 경영진과 이사회가 책임 있는 행동을 보이는 것이 먼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