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준으로 국내 기업 중 클라우드를 도입한 비율은 3.3% 정도(출처 한국정보화진흥원)에 불과하다. 한국 시장의 96% 이상이 클라우드 도입 전이라는 의미여서, 글로벌 강자들이 앞다퉈 한국에 데이터센터를 짓고 클라우드 서버 규제를 피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IDC를 기준으로 국경간 정보이동에 대해 규제해 한국에서 클라우드 사업을 본격화하려면 데이터센터 건립이 필수적이다.
그간 오라클이 국내에 IDC를 짓는다는 소문은 많았지만 공식 발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통해 오라클은 서버, 스토리지, CPU 같은 컴퓨팅 기반요소를 제공하는 것(IaaS)뿐 아니라 애플리케이션 제작에 필요한 개발환경이나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PaasS), 이를 기반으로 인공지능(AI)이나 블록체인 등 특화된 기업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마드 허드 오라클 CEO는 “글로벌 데이터센터 확장을 통해 고객은 IT 비용을 줄이고 리스크를 낮춰 이전과 비교할 수 없는 경쟁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클라우드 공룡’ 아마존웹서비스(AWS)를 따라 잡겠다고 공언한 한국오라클의 행보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아마존은 2016년 초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5번째로 서울에 ‘리전(Region)’을 마련, 한국 시장에서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고, 한국MS도 지난해 서울과 부산 등에 리전을 개소했다. 리전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한 2~3개 데이터센터의 군집을 가리킨다.
◇글로벌 강자 광폭 행보, 우리나라는 ‘걸음마’ 수준
아마존, MS, 오라클의 국내 데이터센터 건립은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 경쟁이 전면화됨을 의미한다.
김영훈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 사무총장은 “글로벌 회사들은 IaaS나 PaaS 쪽에서 (KT, 삼성SDS, SK(주) C&C, 네이버, LG유플러스 등) 국내 기업들과 직접 경쟁할 것이고, 특정 산업별 솔루션까지 서비스하는 SaaS분야에선 국내 클라우드 기업이 글로벌 회사들의 인프라를 이용해 해외로 갈 수 있는 기회도 될 것”이라고 평했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의 경우 외국 회사들과 비교했을 때 기술력이나 자본력이 월등하다고 평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클라우드발전법으로 공공부문도 민간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KT나 네이버 등은 공공 클라우드 시장을 공략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자회사 NBP를 통해 서비스와 인프라를 결합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내놓고 본격 영업에 들어간 것은 작년 9월에 불과하다”며 “통신사업과 달리 클라우드 시장은 울타리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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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정부가 공개한 클라우드산업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KT의 클라우드 매출(추정치)은 2440억원으로 1위이고, 삼성SDS 1359억원, LG유플러스와 더존비즈온이 450억원 등이다.
IBM, 알리바바 등과 협력하고 있는 SK C&C와 네이버(NBP)도 341억원 수준이다. 최근 LG CNS에 흡수합병된 LG엔시스가 300억원, 카카오(300억원), SK텔레콤(297억원),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280억원), 현대정보기술(250억원)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