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방 ‘퇴근길 책 한 장’의 주인장 김종현(35) 씨는 지난 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개표 방송 시청 즉석 모임을 제안하는 글을 올렸다. 김씨는 서울 마포구 염리동에 있는 약 33.05㎡(10평) 남짓한 책방에 20명 정도의 손님이 올 것으로 보고 준비에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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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지난 총선에도 개표 방송 감상 모임을 열었는데 참가자들이 따로 뒤풀이를 할 정도로 분위기가 좋았다”고 전했다.
전국 1만 3964개 투표소에서 19대 대통령 선거 투표가 일제히 시작된 9일 개표 방송을 축제처럼 즐기려는 각양각색의 아이디어가 쏟아지고 있다.
가족과 친구, 연인끼리 삼삼오오 모여 맥줏집에서 개표 방송을 보겠다는 시민들이 많았다.
특히 개표 방송이 스포츠 중계처럼 역동적으로 진화한 덕에 대형 스크린이 설치된 장소는 인기 만점이다.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 있는 맥줏집 ‘라커룸’의 경우 네다섯 개의 크고 작은 텔레비전이 갖춰져 있어 일찌감치 예약이 마감됐을 정도다.
개표 방송 실황 중계 행렬에 카페나 식당들도 가세했다.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 있는 카페엠은 빔 프로젝터를 설치해 개표 방송이 끝날 때까지 지켜보는 ‘더 개표 라이브’ 행사를 연다.
서울 강남구에 있는 퓨전 이탈리안 레스토랑 뜨리앙은 대선 개표 방송 스파클링 대잔치를 기획했다. 투표자에 한해 일정 금액만 내면 무제한으로 스파클링 와인을 제공한다. ‘안타깝게 낙선한 후보는 반값만, 당선자는 공짜’라는 재치있는 홍보 문구도 내세웠다. 김동규(39) 대표은 “특별한 대선이다 보니 그냥 지나치는 게 아쉬워 손님과 함께 즐기는 자리를 마련했다”며 “고객과 함께 새 시대를 맞이하고 싶은 욕심도 있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직접 파티 공간을 빌려 술과 음악 등을 곁들이며 개표 방송을 즐기는 이들도 있다.
대학생 최모(27)씨는 SNS를 통해 마음이 맞는 사람들이 모이면 파티룸을 빌려 개표 결과를 지켜본다는 계획을 세웠다. 온라인 공간을 통해 개표 방송을 함께 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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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표 방송 시간이 다가오면서 각자 자리에서 방송을 시청하는 대신 실시간으로 대화를 나눌 상대를 찾는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도 잇따라 개설되고 있다.
실시간 인터넷방송 아프리카TV에서도 정치와 스포츠 분야를 주로 다뤄온 온 BJ(Broadcasting Jockey)를 중심으로 일찌감치 투표 방송을 함께 시청하고 있다.
한편 오후 8시 투표가 마감되면 KBS 등 지상파 3사와 JTBC 등 종합편성채널 4사 등은 곧바로 개표방송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