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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이장무·오연천·선우중호 등 전임 총장들은 16일 오전 서울 관악구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 모여 비공개 회담을 한 뒤 ‘서울대 학생들에게 드리는 호소문’이란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기자회견 등 공개행사는 없었다.
전임 총장들은 “학생들의 대학본부 점거농성이 두 달 이상 경과됐다”며 “대학을 책임졌던 총장들이 시흥캠퍼스 문제의 신속한 수습을 당부한다”고 성명의 취지를 설명했다. 서울대 전임 총장들의 공식성명 발표는 지난 2011년 법인화를 둘러싼 학내갈등 사태 이후 두 번째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학생들은 점거농성을 중단하고 대학 본부는 긴밀한 대화협의체를 구성하라”는 중재안을 내놨다.
전임 총장들은 “학생들이 물리적 수단을 통해 본인들의 의사를 관철시키려는 것은 지성의 전당인 서울대에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또 “학생들의 뜻이 이미 학내 외에 충분히 전달된 만큼 이제 대학본부 농성을 중단하고 강의실로 돌아가는 것이 바람직한 자세”라고 덧붙였다.
서울대 학생들은 지난 10월 10일 학교 측에 시흥캠퍼스 설립협약 철회를 요구하며 본관점거 농성을 시작해 이날로 점거 68일째를 맞았다.
전임 총장들은 학생들의 제기하는 학교 본부와의 소통 부족 문제에 대해 “대학 본부와 학생 간에 더욱 내실있는 대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본부에는 대화협의체를 구성을 촉구하며 “향후 시흥캠퍼스의 역할 및 기능과 관련해 학생들이 우려하는 사안에 대해 신뢰를 갖고 대화를 지속할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전임 총장들의 성명 발표에도 갈등이 당장 수그러들지는 미지수다.
김상연 서울대 시흥캠퍼스 전면철회를 위한 학생대책위원회 위원장(사회학과·22)은 서울대 시흥캠퍼스의 무계획적 추진에는 전임 총장들의 책임도 크다”며 “전임 총장들이 이러한 입장을 발표할 자격이 될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본부점거본부와 서울대 총학이 오는 19일 열기로 한 ‘본부 점거 70일 기념행사’를 예정대로 진행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서울대 시흥캠퍼스 사태는 지난 2007년 시작됐다. 서울대는 지난 2007년 국제캠퍼스 조성계획이 포함된 ‘장기발전계획 2007-2025’을 발표한 후 2009년과 2010년 시흥시와 사업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에 학생들은 시흥캠퍼스 추진이 ‘불통과 무계획의 행정’이라고 비판하며 2013년 9월 천막 농성을 하기도 했다.
올해 8월 학교 측이 시흥시 및 사업자인 한라와 시흥캠퍼스 조성 실시협약을 체결하자 학교 측과 학생 간의 갈등은 절정에 치달았다. 현재 학생들은 본부 점거와 성낙인 총장의 불신임 운동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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