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배우 염정아, 주진모 등 다수 연기자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연예기획사 판타지오(032800)가 중국 JC그룹에 팔렸다. 정부가 지난 7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결정한 뒤로 움츠러들었던 중국 자본의 한류 콘텐츠 투자가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판타지오는 13일 사보이이앤엠㈜ 외 2인이 보유주식 가운데 1362만4745주(27.56%)를 골드파이낸스코리아㈜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주당 매각가격은 2202원으로 총 300억원 규모의 계약이다. 문화콘텐츠 투자업체 골드파이낸스코리아는 중국의 투자집단인 JC그룹의 한국지사다. 웨이지에 JC그룹 회장이 골드파이낸스코리아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JC그룹은 중국 항저우에 본사를 둔 민간 사모펀드(PEF) 다. 판타지오를 인수해 현재 추진 중인 중국 대표적인 관광지 ‘장자제(張家界·장가계)’ 개발에 한류를 접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판타지오를 중국 자본이 인수한 가운데 국내 증시에선 엔터테인먼트업체의 중국 진출이 다시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했다. 정부가 사드 배치를 결정한 이후 엔터 업종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기대를 모았던 중국 현지 시장에서 활동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투자심리 위축으로 이어진 탓이다. 실제 일부 연예인은 중국에서 활동하는 데 제약을 받는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이달부터 중국과 국내에서 동시 방영하기로 했던 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가 중국 현지에서 최종 방송 심의도 지연되고 있다. 중국 현지에서 인지도가 높은 대표 한류스타 이영애 씨가 12년 만에 복귀하는 드라마임에도 사드 이슈를 피해 가지 못했다.
엔터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약 30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운용하는 민간 PEF가 국내 대표적인 연예 기획사 가운데 판타지오를 인수하면서 중국 내 분위기가 누그러졌다는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국내 대표적인 연예 기획사도 중국 시장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혔다. 유성만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엔터 업체들이 내년부터 본격적인 중국 시장 확대에 나설 것으로 기대한다”며 “유명 연예기획사를 중심으로 중국 현지 파트너와 협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투자한 에스엠은 티몰 입점, 알리뮤직을 통한 음원 유통 등을 추진하고 있다. 동영상 사이트 유쿠(Youku), 투도(tudou)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웨이보를 통해 홍보를 강화할 계획이다. 텐센트가 투자한 와이지엔터는 중국 최대 음원사이트 QQ뮤직을 통해 음원과 뮤직비디오를 유통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와이지엔터는 또 화장품 원료제조업체인 코스온과 합작한 화장품 브랜드 ‘문샷’을 앞세워 중국 화장품 시장에도 진출한다. 제일모직과 합작한 패션브랜드 ‘노나곤’도 중국 시장에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중화권 드라마시장을 공략하려고 제작한 드라마 ‘달의연인: 보보경심 려’에도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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