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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송규 한국안전전문가협회장은 “한 사람을 50㎏ 정도로 보고 100명이 있으면 5t(톤) 정도가 되는데 이 가운데 한 사람이 무너지게 되면 도미노처럼 계속 무너지게 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무너지기 시작하면 관성이 붙기 때문에 넘어지는 순간 각각의 사람들을 연속적으로 받치지 않는 한 계속 사고가 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 현장에서 밤새 구조활동을 벌인 홍기정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대규모 인파의 압력에 의한 압사 사고여서 구조에 나섰을 당시 이미 상당수가 심폐소생술(CPR)에도 깨어나지 못할 정도로 질식해 사망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홍 교수는 “압사 사고와 같은 대규모 재난에서 가장 중요한 응급의료 지침은 회생 가능성이 심정지 상태까지 가지 않은 사람, 즉 회생 가능성이 높은 사람을 우선 살리는 것”이라며 “하지만 이미 질식으로 저산소성 뇌 손상이 온 경우가 많아 현장에서 응급조치의 한계가 컸다”고 했다.
지난해 11월 세계적 힙합 스타 트래비스 스콧이 개최한 콘서트장에서 압사 사고가 발생해 10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다친 바 있다. 케이시 스틸 영국 서퍽 대학의 대중 과학 객원 교수는 “의식을 잃는 데 30초가 걸리고 약 6분 정도 지나면 압박성 또는 제한성 질식 상태가 된다”며 “일반적으로 사망 원인은 압사가 아니라 질식사”라고 말했다.
이밖에 복강 내 혈액이 고이는 ‘혈복강‘으로 사망한 사례도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복부 압박이 심해져 내부 장기가 파열되고, 이로 인한 과다 출혈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