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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재교육 우선"…성교육센터에 당장 방 빼라는 서울시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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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의연 기자I 2019.06.27 11:46:26

시교육청 동부분관 "성문화센터 임대 만료…이전하라"
서울시·센터 "기간 부족해…예산, 부지확보 기간 달라"
"성평등 요구 높은데…성문화센터 철거 위기 납득 못해"

서울시교육청 과학전시관 동부분관과 중곡초 내 위치한 서울시립중랑청소년성문화센터 (사진=손의연 기자)


[사진·글=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서울시와 여성가족부 예산 수억원이 투입된 서울시립중랑청소년성문화센터가 5년 만에 철거될 위기에 놓였다.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이 센터 임대기간 만료를 앞두고 연장 혹은 이전 방안 등에 대해 전혀 협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영재 교육에 활용할 공간이 없어 센터 이전을 요청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지역 주민들은 성교육에 대한 교육청 인식이 개탄스럽다며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해 서명운동까지 벌이는 등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임대 만료 목전에 이전 요청…철거 위기 놓인 성교육센터

중랑청소년성문화센터는 사단법인 탁틴내일이 서울시로부터 위탁받아 운영 중인 성교육 전문기관이다. 이 시설은 지난 2015년 4월1일 개소해 서울시교육청 과학전시관 동부분관 1개 교실과 중곡초 1개 교실을 빌려 체험관으로 운영하고 있다. 체험관을 조성하는 데 서울시와 여성가족부의 예산과 기업의 후원금 등 총 4억여원이 투입됐다.

그러나 센터는 5년 만에 옮겨갈 다른 곳을 찾아야 하는 위기에 놓였다. 서울시교육청 과학전시관 동부분관이 영재교육사업 확대 등을 이유로 지난 3월 센터에 이전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 중랑청소년성문화센터 등이 맺은 임대협약에 따르면 동부분관과 중곡초 내 체험관 운영은 이달 말까지다.

이에 대해 서울시와 센터 측은 기간 만료가 임박한 상황이기에 센터 이전은 예산 및 부지 확보 등 때문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전했고 동부분관 측과 연말까지 체험관을 유지하기로 구두 협의했다. 센터 측은 구두 협의로 다소 시간을 벌었다고 한숨을 돌렸지만 지난 5월 동부분관은 다시 한번 서울시에 이달 말까지 센터를 이전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센터 측 관계자는 “서울시교육청 과학전시관 동부분관이 지난 3월에 영재교육원을 8학급 신설한다며 이전을 요청했지만 지난달에 유아과학반놀이교실, 학생 점심식사장소확보 등 사유를 더 추가한 공문이 갑작스럽게 서울시로 갔다”라며 “지난 3월부터 급하게 대체 공간을 찾아봤지만 마땅한 곳이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더욱이 대체할 수 있는 공간을 찾는다 하더라도 당장 센터를 옮길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예산을 확보하고 다시 시설을 설치해야 하는데 그 기간 중 교육기관 공백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이 입을 수밖에 없다. 센터 관계자는 “체험관은 벽, 바닥, 천정 모두 체험을 위한 콘텐츠라서 단순히 이전 설치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서 새로 설치해야만 하는 콘텐츠도 있다”라며 “교육 신청을 받아둔 상태인데 취소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절차 문제없다는 교육청…주민들 “센터 문 닫으면 행동 나설 것”

이 사실이 알려지자 중랑마을넷 등 지역커뮤니티가 중심이 된 서울시립중랑청소년성문화센터 철거에 반대하며 대안부지 마련을 촉구하는 사람들(이하 대책위)은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대책위는 지난 10일부터 ‘성문화센터 6월 철거에 반대하는 시민 연서명’을 진행해 1400명이 넘는 주민 서명을 받았다.

대책위 관계자는 “이 센터는 장애인과 고령자 등의 사회적 약자들의 사회 생활에 지장이 되는 물리적인 장애물이나 심리적 장벽을 없앤 배리어프리 형태로 설계돼 장애를 지닌 청소년이 성교육을 받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공간이기도 해 운영이 중단돼선 안 된다”라며 “성평등과 성인권교육 요구가 높은 현실에서 사설기관도 아닌 공적인 성교육기관이 이전 계획도 없이 철거요구에 내몰린 상황은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최소한 장소 이전과 대체부지에 대한 관계기관 협의와 조정이 선행돼야 한다”며 “연말까지 유예기간을 확보하지 않고 당장 센터를 빼라고 한다면 우리도 후속적으로 입장을 내겠다”고 덧붙였다.

동부분관 측은 임대 계약 만료일이 끝나가 이전을 요청했을 뿐이라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동부분관 측은 또 서울시와 구두로 연말까지 기간을 연장한다는 방안이 오간 것도 공식적으로 문서를 작성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효력이 없다는 설명이다. 동부분관 관계자는 “영재교육사업 뿐만 아니라 동부분관 내 대기공간, 아이들 밥 먹을 공간이 없기 때문에 이전을 요청했다”라며 “또 성문화센터가 학교 내 있으면 외부인이 오가기 때문에 민원 발생 염려도 있다”고 해명했다.

센터 존립 문제가 코 앞에 닥치자 서울시도 해결책을 찾기 위해 분주한 모양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센터를 세울 당시 서울시 소유 건물 내 마땅한 곳이 없었고 교육기관이라는 판단에 교육청 소유 건물을 장기간 임대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해 동부분관과 협약을 맺었다”며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에 현재 중랑구청과 협의해 마땅한 부지를 알아보고 예산 확보 문제 등을 해결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당장 센터가 교육활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향후 상황에 대해서는 서울시교육청, 중랑구청 등 관계기관과 함께 논의해 해결책을 찾아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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