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계란유통사업을 둘러싼 소상공인 단체와 ㈜하림의 갈등이 날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소상공인 단체들은 연매출 4조원대의 대기업인 하림이 계란유통업까지 진출, 영세업자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반면 하림은 계란유통사업 진출이 생산농가의 소득증대와 계란의 소비확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반박하며 사업 지속 의사를 밝혔다.
앞서 하림은 지난 11월말 친환경닭고기 브랜드인 ‘자연실록’의 자매상품으로 ‘자연실록 무항생제 계란’을 시장에 선보이며 계란유통업에 본격 진출했다.
해법없는 대치 상황이 지속되면서 소상공인 단체들이 거리로 나섰다. 대한양계협회와 한국계란유통협회 소속 회원사 및 양계 농민들은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하림이 계란유통업 진출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하림제품에 대한 대대적인 불매운동을 전개해나갈 것”이라고 압박했다.
풀무원, CJ제일제당, 오뚜기 등 식품 대기업들이 계란유통 시장의 30%를 잠식한 상황에서 전국의 육계농장 대부분을 하청계열화시킨 하림이 계란유통업에 진출할 경우 더 이상의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
김재홍 대한양계협회 경영지원부장은 “하림의 계란 유통사업 진출은 계란산업 전체에 대한 영향력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며 “육계와 종계농가와 마찬가지로 산란계 농가들도 폐업하거나 사업을 양도하는 경우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계란유통업 관계자 역시 “계란 배달에 고차원적인 기술이 필요한 것도 아닌데 대기업까지 나서면 서민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겠느냐”고 반문하며 “똑같은 농가에서 생산한 계란이라도 대기업 브랜드가 붙으면 개당 수백원을 받아 폭리까지 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림측은 계란유통사업 진출과 관련, “22개 친환경인증사육농가 및 5개 집하장과 함께 하는 상생사업”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상당수 계란생산농가들은 좋은 계란을 생산하고도 시장 교섭력이 취약해 제값을 못받은 경우가 적지 않다. 하림의 역할은 친환경농장에서 생산된 무항생제 계란이 소비자로부터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
하림 관계자는 “현재 농가가 아닌 도매상 위주로 불합리한 유통구조를 가지고 있는 계란유통업의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며 “하림은 농가들의 판로를 활성화시킨다는 차원의 계란유통 사업 진출한 것으로 독과점은 지나친 우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