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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금호發 충격 일단락..`환부 도려내고 새출발 계기`

최한나 기자I 2009.12.30 16:38:17

관련 주식 불확실성 불가피하겠지만..
"고름 짜야 새 살 난다"..물갈이 기회

[이데일리 최한나기자] `금융위기의 종착점으로 가고 있다는 증거`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워크아웃을 바라보는 증권가의 시각이다. 금호그룹의 유동성 문제는 증시에 타격을 입힐 새로운 충격이라기보다는 금융위기를 거치며 곪았던 환부를 도려내는 수술로 봐야 한다는 의미다.
 
공교롭게도 한해 증시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오랫동안 묵혀둬 왔던 금호 처리 문제가 일단락되면서 내년 증시에 대한 부담을 한결 덜게 됐다.

금호 계열사와 관련 종목들의 주가는 당분간 불확실성을 안고 가야겠지만, 증시 전체적으로는 긍정적인 디딤돌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그래서 나온다.

◇ 증시 하루만에 반등..`금호의 문제일 뿐`

30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0.29포인트(0.62%) 오른 1682.77에 거래를 마쳤다. 금호그룹 계열사들의 워크아웃 가능성이 터져나왔던 전날의 경우 장중 한때 1% 넘게 하락하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지만, 하루 만에 반등하며 안정을 되찾았다.

금호그룹의 문제가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될 만큼 파괴력 있는 악재가 아니라는 분석이 확산됐다. 관련 종목이나 업종 외에 다른 종목까지 불안에 떨어야 할 만큼 확대해석 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황분석팀장은 "오늘 장중 나타난 흐름이 `금호의 문제는 금호의 문제일 뿐이다`라는 시장의 판단을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라며 "계열사나 일부 은행 주식의 경우 불확실성이 한동안 지속되겠지만 증시 전체적인 반응은 일단락됐다고 봐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금융위기 마무리 과정..`긍정적 영향 기대`

좀 더 크게 보면 금호그룹 사태는 금융위기의 긴 터널을 지나 출구에 다다르고 있는 우리 경제의 현 주소를 보여주는 사건이라고도 할 수 있다.

금호그룹은 금융위기 발생 이전부터 대규모 레버리지를 통해 몸집을 불려왔던 대표적인 기업이다. 이후 금융위기가 진행되는 중에도 자산-부채간 차이를 벌려가는 작업이 계속될 수 있었던 것은 정책적 지원에 따른 유동성이 시중에 풍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출구전략이 가시화되고 유동성이 조여질 조짐이 보이면서 과하게 벌어진 자산-부채의 실질가치와 가격간 차이가 문제로 부각됐고, 아슬아슬하게 커지고 있던 거품이 터지기 시작한 것이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번 사태는 새로운 위기가 시작되면서 나타나는 척후병이 아니라 위기의 뒤끝에서 마무리되는 과정의 처리작업 중 하나로 봐야 할 것"이라며 "정책적 지원으로 연기됐던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는 과정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증시 전체적으로는 오히려 오랫동안 끌어안고 있던 환부를 도려내고 새롭게 물갈이 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금호 워크아웃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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