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정KPMG는 30일 ‘2025 지정학적 리스크 대응 전략’(Top Geopolitical Risks 2025) 보고서를 발간하며 올해 5대 지정학적 리스크로 △경제 및 무역의 지각 변동 △복잡하고 파편화된 규제 및 세제 환경 △빠르게 변화하고 정치화된 기술 환경 △공급망에 대한 다양한 위협 △인력 운용의 압박을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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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에 따르면 미·중 전략경쟁과 브릭스(BRICS) 등 중견국 부상으로 글로벌 지정학 구도가 재편되고 있으며,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무역 장벽 강화로 기업들의 투자, 공급망, 제조 입지 전략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주요국은 반도체, AI, 5G 인프라, 에너지, 제약, 방위, 전기차 등 핵심 산업 분야에서 자국 중심 공급망 구축을 강화하고 있으며, 리쇼어링·니어쇼어링·프렌드쇼어링 전략이 가속화되고 있다. 중동과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자본시장 다각화 및 제조업 투자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또 복잡하고 파편화된 규제 및 세제 환경도 기업의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 글로벌 최저한세를 채택하는 국가가 늘어나는 한편, 일부 국가는 다자간 조세 협력에서 이탈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규제 완화 기조와는 달리 EU를 중심으로 ESG 정보공시 강화 등 새로운 프레임워크가 도입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기업들로 하여금 규제 모니터링과 준수를 위한 상당한 자원 투입을 요구하고 있다.
기술 환경의 급격한 변화와 정치화 역시 주요 변수로 부각되고 있다. AI 및 생성형 AI 기술이 국가 안보와 연결되면서 특정 기술에 대한 수출 통제 및 구매 제한이 강화되고 있다. 보고서는 글로벌 기업들이 첨단 기술 확보를 위해 동맹국 중심의 협력 전략을 모색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공급망 리스크도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지정학적 갈등, 보호무역주의, 자원 경쟁, 사이버 위협, 기후변화 등 복합적인 요소들이 글로벌 공급망의 안정성을 위협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각국은 에너지, 식량, 주요 광물 및 기술 공급망을 보호하고 다각화하려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 밖에도 고령화, 인구 감소, AI 도입 등 구조적 변화로 인해 기업들은 인력 운용 측면에서도 중대한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2024년 KPMG 글로벌 CEO 전망’에 따르면, 전 세계 CEO의 31%는 은퇴 인력 대체를 위한 숙련 인력 부족을 가장 큰 우려로 꼽았으며, 80%는 미래 인재 육성을 위해 기술 개발과 평생학습에 대한 투자가 필수적이라고 응답했다.
삼정KPMG는 이러한 복합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들이 다섯 가지 전략적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먼저,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 및 공급망 현지화를 통해 새로운 지역 투자 및 동맹을 구축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규제 및 세제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해 시장의 신뢰를 확보하고, 친환경 전환을 병행해야 한다고 봤다.
친환경 기반의 AI 기술 인프라를 중심으로 탄력적인 기술 공급망을 조성하고, 공급망 전략을 재검토해 순환형 공급망 구축 및 기후위기 대응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도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하이브리드 근무 환경 조성 및 AI 활용을 통해 조직의 운영 효율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봉찬식 삼정KPMG 전무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단기적인 변동을 넘어 기업 경영의 구조적 변화를 촉발하고 있으며, 공급망, 규제, 기술, 인력 등 경영 전반에서 복합적 리스크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만큼 기업들은 리스크 관리 차원을 넘어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지역별, 산업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투자 및 운영 전략 수립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