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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뺀 연표 전시한 중국…국립중앙박물관 "시정 없으면 전시품 철수"

이윤정 기자I 2022.09.15 14:19:08

국립중앙박물관 15일 입장문 배포
"중국 박물관에 시정 요구했지만 회신 없어"
"요구 수용안하면 전시품 조기 철수할 것"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국립중앙박물관이 고구려를 뺀 한국사연표를 버젓이 전시한 중국 국가박물관에 대해 “시정하지 않는다면 전시품 조기철수를 강행할 것”이라는 의사를 밝혔다.

국립중앙박물관은 15일 입장문을 통해 “연표 수정이 이루어지기까지 한국측 전시실의 전시 관람 중단을 요구했다”며 “이러한 우리관의 요구를 중국측이 수용하지 않을 시 우리관은 한국측 전시실에 대한 즉각적인 전시 관람 중단을 요구하고 우리 전시품의 조기철수를 강행할 수 밖에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고 전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 13일 중국 국가박물관에서 진행 중인 특별전에 고구려와 발해가 빠진 한국사 연표가 게재되어 있는 것을 인지하고 중국 국가박물관측에 즉각적인 시정을 요구한 바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측은 아무런 회신이 없다”고 밝혔다. 또한 재차 중국측에 9월 15일까지 우리측 연표 수정 요구에 대한 회신을 촉구했다며 “국립중앙박물관 관계 직원이 중국으로 가서 관련사항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며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차후에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전시 내용 검토를 포함한 국제 전시 체계를 개선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중국 국가박물관이 한·중 수교 30주년과 중·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계기로 지난 7월 26일 개막한 ‘동방의 상서로운 금속(東方吉金): 한·중·일 고대 청동기전’에 고구려를 뺀 한국사 연대표를 버젓이 전시하고 있다는 사실이 중앙일보의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이는 중국이 고구려사를 중국사로 이미 편입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고구려는 중국 변방의 소수민족 정권”이라고 주장하며 동북공정을 시도해왔다.

이에 국립중앙박물관은 애초 고구려가 포함된 한국사연표를 제공했지만 중국 측이 임의로 이를 수정해 전시했다고 설명했다. 박물관은 “통상 전시에 사용하는 자료는 제공 기관의 자료를 성실히 반영하는 것이 국제적 관례”라며 “이번 중국의 태도는 신뢰 관계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입장을 낸 바 있다.

중국 국가박물관에 전시된 한국고대역사연표. 발해와 고구려 부분이 빠져있다(사진=웨이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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