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기자]MRI를 활용해 불필요한 전립선 조직검사와 이로 인한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는 전립선암 진단기준이 국내 연구진을 통해 발표됐다.
이대서울병원 비뇨의학과 김명 교수와 분당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홍성규 교수팀은 전립선암 진단을 위해 조직검사가 필요한 환자군을 조직검사 시행 전 MRI로 선별해 내는 기준에 대한 연구 결과를 9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세계비뇨의학회지 (The World Journal of Ur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
한국인 남성에서 급증하고 있는 전립선암의 진단은 PSA(전립선 특이항원)선별 검사 후 수치가 높아 전립선암이 의심되는 환자에 한해 조직검사로 이루어진다. PSA검사 수치가 높다고 해서 전부 전립선암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전립선 조직검사는 경직장 초음파를 활용해 전립선에 바늘을 찌르는 천자 후 조직을 획득하는 침습적인 검사이기 때문에 출혈, 통증, 감염 등의 잠재적인 합병증 발생 위험성을 안고 가야한다.
이러한 이유로 PSA 수치가 높은 환자 중에서 전립선 조직검사를 유보해도 되는 환자군을 선별해 내고, 조직검사 자체의 진단 정확도를 높이는 것이 불필요한 전립선 조직검사 및 이로 인한 합병증을 줄이는데 매우 중요하다.
임상에서는 전립선 조직검사의 진단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조직검사 전 비침습적 MRI 검사를 시행하고, 의심 병변의 위치를 특정하여 검사하는 MRIFTB(초음파-MRI 퓨전 조직검사)를 도입하기 시작했으나 어떤 환자군에서 조직검사를 하지 않아도 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립된 바가 없었다.
이에 연구팀은 2013년 5월부터 2019년 2월까지 초음파-MRI 퓨전 조직검사를 시행 받은 755명의 환자들에서 조직검사 전 MRI 및 임상 소견과 실제 전립선암 확진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환자의 ▶연령 ▶PSA 농도 ▶조직검사 전 MRI소견이 전립선암 확진과 관련된 주요 인자였다. 이 세 가지 주요 인자에 따른 전립선암 위험도를 분석해 보았을 때, MRI에서 PI-RADS 3등급 이하로 전립선암 의심 병변이 없고, 0.2 ng/mL2 이하로 PSA 농도가 낮은 환자에서는 환자의 연령, 이전 조직검사 여부 등과 상관없이 전립선암이 진단될 가능성이 매우 낮아 조직검사가 불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대서울병원 비뇨의학과 김명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조직검사 전 MRI 검사를 시행하면 비교적 안전하게 조직검사가 불필요한 환자를 가려낼 수 있고 조직검사 후에 따르는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최근 보급되기 시작한 PHI(전립선 건강지수) 등의 정확도가 우월한 검사를 MRI에 조합하면 전립선암 예측도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