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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피고인은 맹견이 거주하기 적합하지 않은 환경에서 맹견을 키우고, 동종전력도 3회 이상 있다”며 “피고인의 가해견이 뛰쳐나가 다른 개를 공격할 위험성을 구체적으로 인식하면서도 이를 용인하는 의사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A씨의 맹견은 지난 2017년 9월과 11월, 2019년 10월 총 3회에 걸쳐 다른 개를 물어 부상을 입히거나 죽인 전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정 판사는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해 피해자가 정신적 충격을 입었고 피해 회복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다만, 재판부는 재물손괴 혐의에 대해선 고의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정 판사는 “피고인이 가해견의 입마개를 씌우던 중 목줄을 놓쳤을 가능성이 있다”며 “피고인은 이 사건 당시 피해견이 집 앞에 지나가는 것을 알지 못했고, 피고인이 가해견과 피해견을 분리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이 사건은 별개로 민사소송도 진행되고 있다. A씨 변호인 측에 따르면 피해견주가 A씨를 상대로 4300만원의 민사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지난해 7월 25일 서울 은평구 불광동 주택가에서 주인과 산책을 하던 스피츠가 입마개를 하지 않은 로트와일러에게 물려 죽었다.
당시 상황에 대해 A씨는 “목줄을 하고 입마개를 착용하려던 찰나, 열린 현관문으로 로트와일러가 튀어 나갔다”라고 설명했다. 로트와일러는 9년째 A씨와 함께 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은 A씨가 비슷한 사고가 있었음에도 로트와일러에 입마개를 채우지 않아 미필적 고의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같은 해 9월 A씨 사건을 송치했다.
한편 이 사건이 불거지면서 현행 동물보호법상 맹견으로 분류되는 로트와일러에 입마개를 착용시키지 않았다며 국민적 공분이 일어나기도 했다. 지난해 8월 28일 마감된 ‘로트와일러 개물림 사망 사건 해당 가해자 견주는 개를 못 키우게 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은 약 6만7000명의 동의를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