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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생활 보고서]①서울 아파트 사는데 꼬박 21년 걸린다

박일경 기자I 2018.03.12 11:26:33

평균 7.3년 소요…서울 20.7년, 강남은 26.5년
월세거주자 평균 18.4년…서울 40.1년, 강남 49.3년
“사실상 가구소득만으로 서울아파트 구입 거의 불가능”

[이데일리 이서윤 기자]
[이데일리 박일경 기자] 전세 거주자가 생활비를 빼고 보증금 등 남은 돈을 모두 모아도 서울에서 아파트를 구입하기까지 약 21년이나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 강남지역의 경우에는 무려 27년 소요됐다.

월세 거주자의 ‘내 집 마련’ 상황은 더 심각해 월세 거주자가 부동산아파트를 구입까지 18년 넘게 걸릴 것으로 예상됐다. 서울 아파트 구입까지는 40년, 서울 강남의 아파트는 50년 가까이 걸릴 것으로 예측됐다.

12일 신한은행이 공개한 ‘2018년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 거주자가 현재 거주 중인 전세 보증금과 매월 저축액 및 잉여자금을 모두 모은다면 부동산아파트를 구입하는데 평균 7.3년이 소요된다. 하지만 서울 내 아파트를 구입하기까지는 평균 20.7년, 특히 서울 강남의 아파트는 평균 26.5년 동안 생활비를 제외한 소득을 모두 모아야 구입할 수 있다.

동일한 방식으로 산출한다면 월세 거주자는 부동산아파트 구입까지 평균 18.4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내 아파트 구입까지는 40.1년, 서울 강남의 아파트는 평균 49.3년이 걸린다. 사실상 가구소득만으로 서울에서 부동산아파트를 구입하기는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신한은행은 이번 보고서를 위해 작년 9월부터 2개월에 걸쳐 전국의 만 20~64세 금융 소비자 2만명을 대상으로 금융생활 전반에 대한 현황을 조사했다.

2018년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 (자료=신한은행)
◇대한민국 평균 총자산 3억2501만원…‘4분의 3이 부동산’

보통사람이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자산 및 금융자산, 자동차·귀금속·회원권 등의 기타자산을 전부 합친 총자산은 평균 3억2501만원으로 이 중 4분의 3 정도가 부동산이었다. 총자산이란 부채를 제외한 금융자산, 부동산(거주용 및 거주용 외), 기타자산의 총합을 말한다.

부동산자산은 총자산의 74.6%에 해당하는 2억4237만원이고, 금융자산은 5960만원으로 총자산의 18.3%를 차지한다.

연령대별로 20대의 평균 자산은 9632만원으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총자산에서 금융자산(19.5%)과 부동산자산(59.8%)이 차지하는 비중이 낮고 자동차 등 기타자산(20.7%)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50대 이상에서는 부동산자산이 총자산의 76.0%로 타 연령대 대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

결혼 여부에 따라 기혼의 총자산 평균은 4억2279만원으로 미혼 1억2070만원 보다 3.5배 높은 수준이다. 총자산 중 부동산자산의 비중이 미혼은 56.5%인 반면, 기혼은 77.0%로 크게 늘어나는데 결혼 후 부동산자산의 규모가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혼은 기혼 대비 상대적으로 부동산자산의 비중(56.5%)이 낮지만 금융자산(27.3%)과 기타자산(16.2%)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편이다.

2018년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 (자료=신한은행)
◇서울 거주자 자산, 전국보다 1억원 이상 많아…내집 가진 사람 3명中 1명 ‘부동산 2채’

지역별로 소득 수준이 높았던 서울 거주자의 총자산이 4억5521만원으로 가장 높고 그 다음으로 경기, 울산이 3억원대로 높은 편이다. 서울 거주자의 자산이 전국 평균보다 1억원 이상 많은데 이는 부동산 자산이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가장 적은 자산을 보유한 지역은 전남(1억9260만원)으로 서울의 42.3% 수준이고 강원, 경북, 전북 역시 2억원 초반대의 자산으로 전국 평균(3억2501만원) 대비 낮은 수준이다.

서울·경기·인천·부산 지역은 현재 높은 부동산가격을 반영하듯 부동산자산이 총자산의 7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보통 사람의 절반만이 내 집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는데, 특히 내 집을 가진 사람의 3분의 1은 부동산을 2채 이상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거주 중인 주택이 본인 또는 배우자 명의인 경우 자가 비율은 56.2%이고 자가 보유자의 25% 정도는 거주용 주택 외의 부동산도 추가로 소유하고 있다. 이밖에 전세는 27.0%, 월세는 16.8%다.

현재 월세 거주자의 월 평균 총소득은 341만원이며 △전세 보유 433만원 △자가만 보유 533만원 △자가 외 추가 부동산 보유 661만원 등 부동산이 늘어남에 따라 소득이 1.2배씩 높아진다. 자가 주택뿐 아니라 거주용 외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 부자의 월 평균 소득은 월세 거주자 대비 1.9배 높다.

향후 부동산 구입 의향은 54.1%로 2016년에 기록한 72.0%보다 17.9%포인트 큰 폭으로 낮아졌다. 다만 실제 구매가 예상되는 향후 3년 내 부동산 구입 의향은 25.8%로 2016년(26.9%)과 유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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