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탄생을 맞이한 마쯔다 MX-5은 높은 완성도를 바탕으로 한층 뛰어난 드라이빙 퍼포먼스를 갖췄다며 등장과 함께 월드 카 오브 더 이어(Car of the Year)와 월드 카 디자인 오브 이어(Car Design of the Year)에 오르는 쾌거까지 누리게 되었다. 게다가 정통 후륜 구동 스포츠카의 부활을 알리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토요타 86’을 앞지르는 운동성능까지 알려지며 MX-5에 대한 관심을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MX-5의 두 오너들
마쯔다 MX-5의 시승을 위해 4세대 MX-5의 오너 둘을 만났다. 아마추어 레이스에서 활동하고 있는 신윤재(감독, 벽제갈비 레이싱)와 아마추어 레이스는 참가는 물론 아마추어 모터스포츠 이벤트 운영과 콘텐츠를 제작하는 윤성원(이사, 더 베스트랩)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MX-5의 전장은 4m가 안 되는 3,915mm에 불가하다. 전폭 역시 1,735mm이며 전고는 1,235mm, 휠베이스는 2,310mm에 지나지 않아 수치적인 제원을 보지 않고 육안으로 봐도 무척 작게 느껴진다. 하지만 길게 늘린 보닛과 짧게 잘라낸 트렁크 리드는 로드스터가 갖춰야 할 ‘롱 노즈-숏 데크’의 프로포션을 완벽하게 구현해냈다.
윤성원은 “AMG GT, BMW Z4 같이 고사양, 고출력 그리고 고급스러운 로드스터 모델에서나 완벽히 구현되는 세련된 프로포션을 마쯔다 MX-5도 완벽하게 구현해냈다”라며 “시트의 포지션을 후륜에 가깝게 배치하며 시각적으로 역동적인 감성을 제공한다”라며 감탄했다. 덧붙여 “가격대가 훨씬 높은 차량과 MX-5 사이에서 고민하다 MX-5를 결정했는데 어느새 마쯔다의 팬이 된 것 같다”라며 웃음을 보였다.
실내 공간 역시 세련된 이미지다. 좌우를 가로지르는 대시 보드와 운전자에게 집중된 조작 패널의 배치는 실내 공간을 조금 더 넓게 활용하려는 디자이너들의 의지가 담겼다. 3-스포크 스티어링 휠과 시트 그리고 대시 보드 패널과 도어 트림에 붉은 색 스티치를 넣어 스포티한 감각을 살렸고 3개의 클러스터가 적용된 계기판은 RPM 미터를 가운데에 둬 MX-5가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직접적으로 드러냈다.
실내 공간을 살펴보면 시트의 크기는 작은 편은 아니라 좌우 폭은 만족스럽다. 하지만 시트 포지션이 생각한 것만큼 낮은 건 아니었고 레그 룸은 깊이는 깊지만 높이가 낮고 스티어링 휠의 텔레스코픽 길이가 짧아서 키가 큰 운전자가 타기엔 최적의 시트 포지션을 만드는 것이 어렵게 느껴졌다.
반대로 윤성원은 “작은 건 사실이지만 필요한 건 모두 갖춰져 있다”라며 “사실 MX-5를 사기 전에는 다소 클래식하고 편의사양이나 옵션이 부족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실내 공간이 무척 현대적으로 구성되어 있고 다양한 옵션이나 기능들이 탑재되어 있어 만족한다”라고 설명했다.
마쯔다 MX-5는 일본 내수용과 미국 및 해외 수출용 모델의 파워트레인 구성이 다른 것이 특징이다. 내수 모델은 스카이액티브 G 1.5L 엔진을 적용, 최대 출력 131마력과 15.3kg.m의 토크를 발휘하지만 수출 모델에는 스카이액티브 G 2.0L 엔진을 장착해 최고 출력을 155마력, 최대 토크는 20.8kg.m까지 끌어 올렸다. 변속기는 6단 수동 변속기와 패들 쉬프트가 적용된 6단 자동 변속기가 마련되어 있는데, 시승 차량의 경우에는 6단 수동 변속기가 장착되어 있다. 공인 연비는 북미 기준으로 도심 기준 11.4km/L, 고속도로 기준 14.4km/L를 달성했다.
MX-5의 도어를 열고 시트에 앉으면 운전자를 중심으로 구성한 각종 패널이 눈에 들어온다. 당연하게 키를 돌려 시동을 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엔진 스타트 버튼이 있어서 기분이 다소 묘했던 것이 사실.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고 엑셀레이터 페달을 깊게 밟으니 RPM이 올라가면 꽤 감각적인 사운드가 들려왔다.
윤성원은 “개인적으로 MX-5의 배기 사운드 튜닝이 마음에 든다”라며 “155마력 밖에 안 되는 차량이지만 오픈 에어링 시에 귀로 들리는 사운드의 크기도 적당하고 또 감각적인 만족감이 상당히 좋은 편이라 마쯔다가 이 차량을 만들면서 많은 부분을 고민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신윤재와 윤성원은 모두 “155마력이라는 출력은 분명 부족하게 느껴질지 모른다”라고 말하면서도 “그러나 차량이 가볍고 엔진의 반응이 무척 경쾌해 되려 이 보다 높은 출력이었다면 운전자가 위화감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신윤재의 경우에는 “토요타 86이랑 비교를 해본다면 초반의 발진, 가속 상황에서의 펀치감은 MX-5가 조금 더 좋은 편”이라며 경량화의 위력을 설명했다.
실제로 MX-5는 조향과 함께 바로 차량의 주행 방향을 바꾸고, 자연스럽게 후륜을 흘리는 정통 후륜 차량의 감각을 느낄 수 있었다. 전륜에 따른 후륜의 추종성도 상당히 빠르고 운전자에게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느끼게 만들었다. 여기에 윤성원은 “그런데 막상 즐거운 드라이빙을 하고 있다가 속도를 보면 생각보다 낮은 속도로 달리고 있다”라며 웃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루프가 없는 로드스터인 만큼 차체의 강성이 강력한 편은 아니라는 것이 바로 그것. 신윤재는 “아무래도 요철을 넘어갈 때 차체가 조금 털리는 느낌이 든다”라고 평했고, 윤성원은 “아무래도 데일리카로 쓰지 못할 만큼 작은 건 사실이다”라며 비좁은 실내와 협소한 트렁크 등의 단점을 지적했다.
신윤재: 토요타 86이 기본적인 밸런스가 좋고 일상 주행에서의 편안함까지 느낄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오픈 에어링과 드라이빙의 즐거움이 무척 인상적인 차량이다. MX-5를 설명하며 해외에서는 두 차량을 비교하는 경우가 많은데 두 차량의 성격이 워낙 달라서 다른 차량이라고 생각한다.
윤성원: 현재 BMW 1M를 타고 있는데 MX-5와 1M은 아무래도 직접적인 비교를 하기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MX-5는 오픈 에어링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고 완성도 높은 운동 성능이 낮은 출력에서도 활기찬 드라이빙, 즐거운 드라이빙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차량이다.
국내에는 아직도 낯선 브랜드, 마쯔다는 로터리 엔진이라는 브랜드의 사운을 건 도전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그리고 그 도전의 또 다른 방향에는 경량급 로드스터 MX-5가 존재한다. 4세대 이르며 경량화와 드라이빙 퍼포먼스의 완성도를 높인 MX-5는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로드스터로 기록된 그 역사를 잇고 있다. 그리고 이번 시승을 통해서 MX-5에 담긴 그 가치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