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수익 기자] 웅진그룹이 웅진코웨이 매각을 추진중인 가운데, 웅진코웨이가 보유중인 웅진케미칼 지분(45.24%) 처리가 주요 변수로 지목되고 있다.
웅진그룹은 지주회사인 웅진홀딩스를 통해 케미칼 지분을 다시 사들일 계획이다. 이때 재매입 가격과 절차 등을 놓고 웅진코웨이 주주들과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고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9일 웅진그룹에 따르면 홀딩스는 코웨이 매각 후 코웨이의 자회사인 케미칼을 다시 사들이는 한편 코웨이의 화장품 및 수처리사업부문도 인수자가 원하지 않으면 재매입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화장품사업부는 매각대상인 코웨이 환경가전사업부(정수기 비데 등)와 기업분할을 한 뒤 웅진홀딩스가 보유할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케미칼 지분 분리 매각이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코웨이가 보유한 케미칼 지분은 홀딩스가 사들여 자회사로 편입할 예정"이라며 "따라서 코웨이 인수자는 케미칼 가치를 제외하고, 코웨이의 고유가치만 산정해 입찰에 참여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웅진그룹의 이같은 방안은 지난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대한통운 매각 사례와 유사하다. 당시 금호는 대한통운 경영권을 매각하면서, 대한통운의 3개 비상장 자회사(금호터미널 등)는 자신들이 되사는 계약을 맺었다.
지분 매입가격은 외부평가기관의 실사를 거쳐 장부가에 평균 13%의 프리미엄을 반영했다.
문제는 금호터미널과 달리 웅진케미칼은 주식분산이 된 상장사라는 점이다. 코웨이가 보유한 케미칼 지분가치는 전일 종가 기준으로 2200억원 규모. 여기에 코웨이가 케미칼 경영권이 홀딩스로 이전할 경우 지분가치 산정에서 프리미엄을 반영해야 한다는 점이 관건이다.
M&A 업계 관계자는 "홀딩스가 케미칼 지분을 인수하면서 세법상 공정가치 수준의 가격을 매긴다면, 일반적인 공개매각 절차에 비해 낮은 가격에서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매각가격에 따라 홀딩스 주주와 코웨이 주주간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이 경우 코웨이 주주 입장에서는 경영진에 대한 배임 문제 등을 거론할 여지가 발생하게 된다.
웅진그룹이 이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시장과 주주들이 납득할 수 있는 가격에 케미칼 지분을 인수해야하는 셈이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케미칼 지분가치는 법상 명시된 방법에 따라 공정하게 평가해 인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관련기사 ◀
☞웅진코웨이, 웅진케미칼 지분처분설 조회공시
☞웅진코웨이 매각 주관사, 골드만삭스 낙점
☞1조원대 웅진코웨이 매각..방판조직이 `열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