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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인 이동없이 담보로…비트코인 디파이 장기성장"[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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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기자I 2026.09.30 07: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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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코 온나쉬 제스트 프로토콜 창업주 인터뷰
"랩드 비트코인 원치 않아, 담보 활용도 높아질 것"
"1500건 이상 청산 처리하면서 부실채권 전무해"
"메인넷 기술·보안 완성후 기관 파트너십 확대 주력"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비트코인을 사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보유하는 것 자체도 굉장히 좋은 투자라고 봅니다. 그러나 비트코인을 더 생산적인 자산으로 만들고 싶다면 단순히 비트코인을 보유하는 것보다 더 좋은 상품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서 비트코인은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그대로 두면서 이를 활성화해 자본으로 사용하는 것이 우리의 사업 모델입니다.”

타이코 온나쉬 제스트 프로토콜 창업주가 29일 그랜드워커힐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제스트 프로토콜 제공)
타이코 온나쉬 제스트 프로토콜 창업주가 29일 그랜드워커힐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제스트 프로토콜 제공)
대표적인 비트코인 디파이(DeFi·탈중앙화금융) 프로젝트인 제스트 프로토콜을 이끌고 있는 타이코 온나쉬 창업주는 29일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이데일리와 가진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을 놀고 있는 유휴자산(idle asset)에서 생산적인 자본(productive capital)으로 바꾸는 것이 우리의 미션”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특히 그는 “많은 비트코인 보유자들은 과정이 복잡하면서도 세금 문제 등이 생길 수 있는 만큼 자신의 비트코인을 이더리움으로 옮기거나 코인베이스 같은 곳에 맡기고 랩드(wrapped) 비트코인으로 바꾸고 싶어 하지 않는다”며 “그래서 비트코인은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그대로 두면서 이를 활성화해 자본으로 사용하고자 했다”며 차별적인 경쟁력을 설명했다.

아울러 온나쉬 창업주는 “비트코인을 레이어1에 그대로 유지하면서 활용할 방법을 찾은 만큼 사실상 모든 비트코인을 자본으로 활성화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비트코인 디파이가 완만하게나마 장기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우리의 비트코인 담보 볼트(collateral vault)를 기반으로 구축하는 자본 레이어 시스템을 통해 비트코인을 이더리움이나 솔라나는 물론 아직 존재하지 않는 미래의 블록체인 어디에서든 담보로 활용하고 있다”며 “네이티브 비트코인을 활용해 어떤 체인에 있든 디파이 시스템 자체를 더 좋게 만들 것”이라고 자신했다.

다음은 온나쉬 창업주와의 인터뷰 일문일답.

-먼저 한국 독자들에게 제스트 프로토콜을 간략하게 소개한다면.

△제스트 프로토콜의 미션은 비트코인을 놀고 있는 유휴자산(idle asset)에서 생산적인 자본(productive capital)으로 바꾸는 것이다. 즉, 비트코인이 가지고 있는 가치를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우리는 이를 위한 가장 중요한 방법이 비트코인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것이라고 본다. 인류 역사상 어떤 자산이든 자본으로 발전하는 과정은 비슷했다. 처음에는 단순한 자산이었다. 사람들이 애초에 땅이나 금을 가지고 있었는데, 나중에 이런 자산을 금융화하고, 이를 담보로 돈을 빌리고, 그 주변으로 금융시스템이 형성되면서 비로소 생산적인 자본이 됐다. 비트코인 경제가 성공하려면 이런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를 포함한 공동 창업자들은 모두 비트코인 레이어2 블록체인인 스택스(Stacks)의 초기 기여자였다. 스택스에서 일할 때 코리아 블록체인위크(KBW)에도 여러 차례 왔었다. 스택스는 뉴욕에서 시작된 비트코인 인프라 프로젝트인데, 우리는 그 곳에서 비트코인 위에 실제로 무엇인가를 구축하는 법을 배웠다. 이후 스택스에서 독립해 제스트를 만들었다. 스택스도 우리에게 투자했고, 세계적인 비트코인 투자자인 팀 드레이퍼도 투자했다. 그는 스페이스X와 테슬라의 초기 투자자로도 잘 알려져 있다. 와이지아이랩스(YZi Labs·옛 바이낸스 랩스)에도 투자했다. 제스트는 2023~2024년 무렵 시작했다. 처음엔 잘 알고 있던 스택스 위에서 대출시장을 출시했지만, 지금은 자체적인 비트코인 자본 레이어(capital layer for Bitcoin)를 만들고 있다. 현재 가장 집중하는 것은 비트코인을 다른 모든 블록체인에서 담보로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즉, 비트코인을 기반으로 어디에서든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제스트의 비즈니스 모델은 어떤 것인가.

△우리의 비즈니스 모델은 심플하다. 사용자가 비트코인을 가지고 와서 이를 담보로 맡긴다. 비트코인은 잠기게 되고, 사용자는 그 담보를 바탕으로 USDC나 USDT 같은 스테이블코인을 빌린다. 스테이블코인을 빌리면 이자를 내야 한다. 그 이자 가운데 일부는 스테이블코인을 공급한 대출자에게 돌아가고, 나머지 일부는 제스트의 수익이 되는 것이다.

-대부분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을 산 뒤 그냥 보유하는 한국 비트코인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투자 옵션이 되겠다.

△물론이다. 사실 비트코인을 사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보유하는 것 자체도 굉장히 좋은 상품이다. 아마 세계에서 가장 좋은 투자상품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비트코인을 사고 보유했는데 가격이 올라가는 것이니까. 우리는 그런 방식이 잘못됐다고 보지 않는다. 오히려 굉장히 좋은 방법이다. 다만 비트코인을 생산적인 자산으로 만들고 싶다면 단순히 비트코인을 보유하는 것보다 더 좋은 상품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단순 보유는 너무 쉽고 간단하기 때문에 그것보다 좋은 상품을 만드는 건 사실 쉽지 않다. 그래서 제스트가 지금 같은 방식을 설계한 것이다. 비트코인을 자본으로 활용하고 담보로 맡기더라도 비트코인은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그대로 남아 있다. 또 셀프 커스터디에 가까운 구조에서 비트코인의 규칙을 그대로 따른다. 이는 비트코인을 그냥 보유하는 것과 최대한 유사한 상태를 유지하면서 그 비트코인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 있게 하려는 것이다. 많은 비트코인 보유자들은 자신의 비트코인을 이더리움으로 옮기거나 코인베이스 같은 곳에 맡기고 랩드(wrapped) 비트코인으로 바꾸고 싶어 하지 않는다. 과정도 복잡하고 세금 문제를 비롯해 여러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래서 비트코인은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그대로 두면서 이를 활성화해 자본으로 사용하는 것, 이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핵심이다.

-지금까지의 비트코인 담보대출은 대부분 이용자가 비트코인을 커스터디에 넘기거나 다른 체인으로 옮겨야 했다. 반면 제스트는 비트코인을 레이어1에 그대로 두면서 담보로 활용하려고 하는데, 이것이 어떻게 가능해졌나.

△핵심에 가까운 질문이다. 기존에는 비트코인을 래핑(wrapping)해야 했다. 비트코인을 다른 체인이나 다른 커스터디 솔루션으로 가져가야 했다. 그러나 우리 모델은 다르다. 비트코인 자체는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그대로 있고, 그 비트코인이 가진 가치만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 비트코인은 중앙에 그대로 있고 그 가치가 다른 체인에서 활용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것을 가능하게 한 중요한 기술적 발전이 최근의 BitVM이다. BitVM은 비트코인을 위한 일종의 증명(proving) 기술입니다. 이더리움의 EVM 같은 개념은 아니고, 증명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 예전 방식에서는 검증자나 서명자(signer) 네트워크를 만들 경우 이들 가운데 과반수가 신뢰해야 했다. 예를 들어 BitVM 없이 제스트 같은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제스트 서명자 과반수가 정직하다고 믿어야 한다. 이것은 그다지 좋은 구조가 아니다. 결국 시스템의 가장 약한 고리가 되기 때문이다. 반면 BitVM을 결합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단 한 명의 정직한 운영자만 있어도 된다. 제가 이더리움에서 빌린 스테이블코인을 모두 갚아서 부채가 0이 됐다고 해보자. 그러면 ‘내 부채가 0이다’라는 증명을 제출할 수 있다. 시스템 안에 단 한 명의 정직한 참여자만 있거나, 이용자가 직접 자신의 노드를 운영하면서 그 증명을 처리할 수 있다면 비트코인을 되찾을 수 있다. 그래서 BitVM이 비트코인을 이런 방식으로 자본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중요한 돌파구라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은 BitVM을 브릿지에 활용하는 방안을 생각한다. 기존보다 신뢰를 최소화한 형태의 랩드 비트코인을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생각은 다르다. 굳이 비트코인을 래핑할 필요가 있을까. 사람마다 자기 자신의 담보 포지션을 만들면 된다. 비트코인을 넣고, 이더리움에서 대출을 받고, 대출을 상환한 다음 다시 자기 비트코인을 돌려받는 것이다. BitVM을 이용하면 이 모든 과정을 검증할 수 있다.

-비트코인이 레이어1에 그대로 있어도 누군가는 대출 조건을 검증하고 청산을 실행해야 한다. 현재 가디언(guardian)은 어떤 역할을 하고, 이용자는 무엇을 신뢰해야 하나. 또 언제, 어떤 방식으로 완전히 신뢰를 최소화한 구조로 갈 수 있을까.

△현재 우리 시스템에는 크게 두 가지 참여자가 있다. 하나는 서명자이고 또 하나는 문서에서 가디언(guardians) 혹은 워치타워(watchtowers)라고 부르는 참여자다. 서명자는 비트코인 쪽에서 서명하고, 이 비트코인이 해당 거래의 담보로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이더리움 쪽에 전달한다. 가디언은 서명자들을 감시하는데, 서명자들이 제대로 행동하는지를 확인하는 역할이다. 그런데 시스템이 BitVM으로 전환되면 이런 가디언 구조는 없어진다. 정확히는 누구나 가디언 역할을 할 수 있게 된다. 만약 내가 돈을 빌린 사람이라면 나 스스로 나의 가디언이 될 수 있다.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증명을 직접 제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 버전에서는 시스템을 작게 운영할 생각이며, 그래서 가디언을 유지한다. 처음부터 모든 것을 한꺼번에 적용하기보다 먼저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한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시스템을 신뢰하는 일부 대출자들과 먼저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확인한 다음 BitVM을 추가하고, 이후 모두에게 개방하는 방식이다. 중요한 점이 하나 있다. 현 구조에서도 비트코인은 원래 대출자에게 돌아가거나, 청산이 발생했을 경우 청산자에게 갈 수 있을 뿐이다. 다른 곳으로 보낼 수 없다. 가디언도 이를 바꿀 수 없고, 서명자도 바꿀 수 없다. 그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비트코인이 움직이지 못하도록 일시적으로 차단하는 것이다. 초기 시스템을 안전하게 출시하기 위한 장치다. 향후 BitVM이 적용되면 누구나 가디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특정 주체가 시스템 전체를 멈추거나 거래를 동결하는 것도 불가능해진다.

-현재 비트코인의 1%도 디파이에서 활용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런 성장이 계속될 것으로 보나.

△그렇다. 기존의 랩드 비트코인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는 규모는 어느 정도 한계에 도달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랩드 비트코인의 규모가 최근 크게 늘고 있지 않다. 그 다음 단계의 비트코인을 활성화하려면 비트코인을 레이어1에 그대로 유지하면서 활용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렇게 되면 사실상 모든 비트코인을 자본으로 활성화할 수 있다. 비트코인의 보안 구조를 그대로 따르면서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디파이나 자본으로 얼마만큼의 비트코인이 활용될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개인적으로 거의 전부라고 본다. 한국에서 토지를 예로 들어보겠다. 아주 오래 전에는 사람들이 땅을 갖고 있어도 그냥 보유만 했는데, 이를 담보로 돈을 빌릴 금융 시스템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한국에 있는 거의 모든 토지와 주택이 어떤 방식으로든 금융 시스템에 연결돼 있고, 이를 담보로 금융 활동을 할 수 있다. 비트코인도 장기적으로는 그런 방향으로 갈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아주 천천히 진행되겠지만 말이다.

-이더리움이나 솔라나 디파이와 비교했을 때 비트코인 디파이만의 강점은 무엇인가.

△우리가 만드는 시스템의 특징은 네이티브 비트코인을 이더리움 디파이에도 가져갈 수 있고, 솔라나 디파이에도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비트코인 담보 볼트(collateral vault)를 기반으로 구축하는 자본 레이어 시스템이 그것을 가능하게 한다. 비트코인은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그대로 잠그고, 이를 다른 어떤 체인에서도 담보로 활용할 수 있다. 이더리움에서도 가능하고 솔라나에서도 가능하며, 아직 존재하지 않는 미래의 블록체인에서도 가능하다. 증명을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면 어디든 가능하다. 사실 이더리움 디파이가 성장하는 데도 고품질 담보가 더 필요하다. 현재 이더리움 디파이는 대부분 ETH를 담보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아베(Aave)나 몰포(Morpho) 같은 서비스가 더욱 성장하려면 더 많은 고품질 담보가 필요하다. 그 중 하나가 주식이나 토큰화 자산 같은 실물기반 토큰화자산(RWA)가 될 수 있고, 또 하나가 비트코인이다. 아직 충분히 활용되지 않은 담보자산인 셈이다. 그래서 우리는 네이티브 비트코인을 활용해 어떤 체인에 있든 디파이 시스템 자체를 더 좋게 만들고 싶다.

-제스트는 스택스 마켓에서 1500건 이상의 청산을 처리하면서 단 한 건의 부실채권(bad debt)도 발생시키지 않았다. 비결은.

△대출시장이 건강하게 작동하는지를 판단하는 핵심은 가격이 떨어질 때다. 가격이 하락할 경우 청산이 질서 있게 이뤄져야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다. 스택스 마켓은 우리에게 아주 좋은 경험이 됐다. 2024년 4월쯤 스택스 마켓을 출시한 뒤 상승장도 경험했고 하락장도 경험했다. 양쪽 상황을 모두 겪은 것이다. 시스템을 구축할 때 매우 신중했고, 특히 청산 엔진(liquidation engine)과 각종 파라미터를 설정하는 데 많은 주의를 기울였다. 이용자가 얼마까지 빌릴 수 있는지, 가격이 하락하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청산이 질서 있게 처리되는지, 전체 시스템의 지급능력이 유지되는지를 계속 살폈다. 정말 세밀하게 관찰하고 아주 조심스럽게 운영했다.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보이면 ‘이 부분은 위험에 가까워지고 있으니 개선해야 한다’고 판단해 즉시 수정했다. 그 결과 대출시장을 제대로 운영하기 위한 전체적인 시스템과 노하우를 만들 수 있었다. 이 경험은 앞으로 네이티브 비트코인을 담보로 사용하는 비트코인 담보 볼트에서도 매우 중요할 것이다. 네이티브 비트코인을 담보로 사용하면 청산 과정에서 비트코인 블록 몇 개를 기다려야 한다. 시간이 더 오래 걸리는 셈이다. 스택스에서도 이미 비슷한 경험을 했다. 스택스에서 처음 대출시장을 시작했을 때도 블록 생성 주기가 비트코인과 연결돼 있어서 10분, 20분 정도 걸렸다. 솔라나에서는 0.5초 만에 모든 것이 끝날 수 있지만, 우리는 훨씬 긴 시간에 대응할 수 있는 청산 시스템을 구축해야 했다. 그 경험이 네이티브 비트코인 대출 시스템을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비트코인 담보 가치와 위험을 평가하기 위해 평소 스트레스 테스트도 하는가.

△물론이다. 우리는 많은 모델을 가지고 있다. 지난 10년 간의 비트코인 가격을 분석하고, 어떤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지, 그런 상황에서 청산이 어떻게 진행돼야 하는지를 모델링한다. 다만 모델링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실제 경험이 필요하다. 모델만 만들다 보면 생각하지 못하는 상황이 많이 생긴다. 예를 들어 비트코인에는 리오그(reorg·체인 재구성)가 발생할 수 있다. 블록체인이 계속 진행되다가 서로 다른 블록이 잠시 경쟁하고, 어떤 체인이 진짜 체인인지 결정되는 과정이 생길 수 있다. 또 비트코인은 난이도 조정 등 여러 요인 때문에 다음 블록이 항상 10분 만에 나오는 것도 아니다. 어떤 경우에는 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이 모든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말 그대로 비트코인과 함께 생활한다고 할 정도로 비트코인을 깊이 이해하고 있다. 그리고 실제 시장에서 그 경험을 입증했다. 처음으로 비트코인 대출 시스템을 만드는 회사라면 이런 경험이 없기 때문에 위험이 더 클 수 있다.

-이런 시뮬레이션 결과를 투자자들에게 공개하나.

△전체 시스템을 공개하지는 않는다. 일부는 우리만의 독자적인 리스크 관리 노하우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어떤 상황을 주의해야 하는지에 대한 지식 자체가 우리의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좋게 만드는 요소이기도 하다. 다만 비트코인 담보 볼트를 일반 대중에게 본격적으로 공개하는 시점이 가까워지면 더 많은 내용을 공개할 계획이다.

-제스트 토큰은 생태계에서 어떤 역할을 하나.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활동과 가치가 궁극적으로 ZEST 토큰으로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 기본적인 방향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구현할지는 규제환경이 어떻게 발전하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제스트 토큰은 이 시스템에서 이해관계자들을 하나로 정렬시키는 역할을 한다. 실제 볼트를 열고 닫는 활동이나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수익 등이 모두 ZEST 토큰과 연결된다. 이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모든 활동과 수익이 궁극적으로 제스트 토큰에 가치를 축적하는 구조를 지향하고 있다. 어떤 구체적인 방식으로 할지는 아직 결정해야 한다. 커뮤니티와도 함께 논의해야 하고, 규제상 무엇이 가능하고 가능하지 않은지도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중요한 원칙은 생태계가 만들어낸 가치가 다시 제스트 토큰으로 돌아가도록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제스트 토큰 모델을 어느 정도 아베 토큰과 비슷하게 생각하고 있다. 아베에서도 대출시장에서 발생하는 활동과 수익, 수수료가 토큰 보유자들과 연결돼 있다. 그런 모델을 참고하고 있다.

-토큰의 유동성이나 향후 한국 거래소 상장 가능성, 그리고 팀·투자자 물량의 언락에 대해서도 알려달라.

△두 가지로 나눠 답할 수 있을 것 같다. 첫째는 제스트 토큰이 한국에서 상장될 가능성이고, 둘째는 투자자 토큰의 언락 문제다. 먼저 한국과 관련해 우리는 초기부터 매우 활발한 한국 커뮤니티를 갖고 있다. 애초 스택스에서 일했고, 스택스 자체가 한국에 상당히 큰 커뮤니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 흐름을 따라 제스트에도 자연스럽게 큰 한국 커뮤니티가 형성됐다. 디스프레드(DeSpread)를 비롯해 스택스 생태계에서 활동하는 많은 분들이 제스트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한국 시장에는 큰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 투자자들이 제스트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만들 수 있는 여지가 크다. 현재는 원화로 제스트 토큰에 직접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충족되지 않은 수요가 존재한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한국 내 여러 파트너, 이해관계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두 번째로 투자자 언락에 관해서는 투자자들이 장기적으로 우리와 이해관계가 상당히 잘 맞춰져 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 많은 프로젝트의 투자자들은 가능한 한 빨리 투자금을 회수하고 싶어 하지만, 우리 최대 투자자인 드레이퍼 어소시에이츠(Draper Associates)의 팀 드레이퍼는 토큰을 거의 팔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투자 방식은 보통 벤처캐피탈(VC) 펀드를 통해 프로젝트에 투자한 뒤, 펀드가 10년 정도 지난 후 토큰을 자신의 펀드 투자자들에게 배분하는 식이다. 중간에 토큰을 사고팔면서 단기적으로 수익을 내려고 하지 않는다. 우리도 제스트가 성공하기를 원하는 장기 투자자들을 선택하는 데 상당히 신중했다. 앞으로도 그런 방향을 유지할 계획이다.

-한국 사업을 확대할 계획도 있나. 한국 지사를 만들거나 관련 라이선스를 신청하는 등의 계획 말이다.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우리가 바라보는 제스트와 자본 레이어의 미래는 다른 대출·차입 솔루션과 통합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커스터디 업체가 우리 인프라를 활용해서 자체적인 비트코인 대출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 한국처럼 규제를 받는 시장에 진출한다면 현지의 기관 파트너들과 협력하는 방식을 생각하고 있다. 그들이 우리 시스템을 이용해 고객들에게 매우 손쉽게 비트코인 담보대출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식이다. 우리가 이미 갖고 있는 유동성을 제공하고, 현지 파트너는 그 유동성을 활용해 현지 시장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다만 현재 첫 번째 단계는 시스템 자체를 안정화하는 것이다. 지난주부터 메인넷에서 시스템이 돌아가기 시작했지만 아직 매우 제한적인 규모로 운영하고 있다. 현재는 포지션도 50달러 정도의 아주 작은 규모로 테스트하고 있다. 다음으로 글로벌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본격 서비스를 시작하고, 이후 각 지역시장으로 확장할 것이다. 한국은 당연히 중요한 시장이다. 한국에는 많은 비트코인 보유자가 있고, 좋은 의미에서 보수적인 투자성향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 서비스와도 잘 맞는 시장이라고 본다.

-그러나 한국에선 아직 관련 규제가 명확하지 않습니다. 이런 점이 한국 시장의 유동성 확대에 약점이 될 것 같다.

△물론이다. 다만 한국에도 이미 비트코인 담보대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모든 업체를 정확히 알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미 시장에 솔루션은 존재한다. 우리 기술을 사용하면 이런 사업을 훨씬 더 확장 가능한 방식으로 운영할 수 있다. 디파이의 미래가 기관들이 이미 하고 있는 금융활동을 위한 인프라 또는 금융 레일(rails)이 되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기관은 이미 대출과 차입을 중개하고 있다. 디파이는 그런 일을 더 효율적으로, 더 빠르게, 더 간단하게 할 수 있게 만드는 기반이 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모두가 디파이를 이용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트코인 담보대출도 결국 제스트와 같은 시스템에서 이뤄질 수 있다. 하지만 이용자들은 자신들이 제스트를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를 수도 있다. 기존에 이용하던 금융기관의 내부 인프라에 제스트가 들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제스트는 이미 스택스의 주요 프로토콜로 성장했고 이제 비트코인 레이어1 담보까지 확장하고 있다. 어떤 이용자와 금융 수요를 겨냥하고 있나. 또 바빌론(Babylon) 같은 프로젝트와는 어떤 차별성이 있나.

△처음에는 스택스에서 대출시장을 시작했고, 지금은 비트코인 레이어1을 활용하는 자본 레이어로 확장하고 있다.바빌론 팀에 대해서는 우리도 높게 평가한다. 굉장히 똑똑한 팀이고 비트코인에 대해 매우 진보적인 생각을 하는 팀이다. 스택스 팀과 비슷한 면이 있다. 다만 그들의 시스템을 보면 우리와 같은 대출시장 운영 경험은 없다는 점이 어느 정도 드러난다. 예를 들어 바빌론 시스템을 이용하려면 아무 비트코인 키나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탭루트(Taproot) 주소가 필요하다. 또 복구를 위해 별도의 자료를 보관해야 하는 등 이용자 경험이 다소 복잡하다. 포지션을 종료할 때도 전체 포지션을 한꺼번에 닫아야 하는 구조가 있다. 담보를 부분적으로 인출하거나 청산을 조금씩 진행하기 어렵고, 사전에 정해진 단위로 전체 포지션을 청산해야 한다. 반면 우리는 모든 것을 부분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소프트 청산(soft liquidation)이 가능해서 포지션을 조금씩 청산할 수 있다. 담보를 인출할 때도 원하는 만큼 부분적으로 인출할 수 있다. 따라서 현재 이더리움이나 솔라나 디파이에서 사람들이 경험하는 방식과 훨씬 비슷하다. 제스트를 사용하는 디파이 이용자는 자신이 이미 알고 있는 것과 동일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자신의 주소를 가지고 들어오면 되고, 포지션을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으며, 모든 것이 부분적으로 조정 가능하다. 이런 기술적 설계의 차이는 저희가 오랫동안 대출시장과 비트코인에서 쌓은 경험에서 나왔다고 생각한다. 바빌론에 비해 우리가 대출의 사용자 경험과 안전한 청산 시스템을 만드는 부분에서는 더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다.

-메인넷 데모 이후 정식 출시까지 로드맵은 어떻게 되나. 유럽 비트코인 트레저리 기업이나 전통 금융상품의 온체인화 같은 새로운 프로젝트도 소개해 달라.

△올 여름에는 정말 바빴다. 팀원들이 모두 사무실에 모여 계속 개발하면서 시스템을 준비했다. 이제 다음 단계는 감사(audit)다. 전문 사이버보안 업체들과 함께 보안성을 철저하게 스트레스 테스트해야 한다. 과거에도 협업했던 보안업체들이 있고, 이를 통해 시스템을 몇 달 동안 집중적으로 검증할 예정이다. 메인넷에서 실제 이용자들이 사용하면서 얻은 경험도 많이 있다. 어떤 것은 잘 작동하고 어떤 부분은 개선해야 한다. 현재까지 모든 사용자는 자신의 비트코인을 정상적으로 돌려받았다. 다만 어떤 경우에는 예상보다 처리시간이 오래 걸린 적도 있다. 그래서 지금은 그런 부분을 미세 조정하면서 시스템을 완성해가는 과정이다. 로드맵에는 크게 두 축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기술과 보안을 완성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시장 진출(go-to-market)과 기관 파트너십이다. 현재 두 번째에 집중하고 있다. 기술개발을 어느 정도 마무리했기 때문에 이제 사무실 밖으로 나와 세계 각지의 콘퍼런스와 기관들을 만나고 있다. 현재 한국에 와 있고 다음 주에는 싱가포르에도 간다. 개인적으로 비트코인 분야에서 상당히 큰 기관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고 자부한다. 제스트 창업자 역할과 함께 유럽의 비트코인 트레저리 기업인 트레저리(Treasury)의 창업팀에도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레저리는 1000개가 조금 넘는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고, 제미니(Gemini)의 창업자인 타일러와 캐머런 윙클보스 형제의 지원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기관들과 매우 깊은 네트워크가 있다. 또 기관들이 실제로 비트코인 디파이를 사용하기 위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도 잘 알고 있다. 트레저리에서는 비트코인 전략을 담당하면서 회사가 보유한 비트코인을 어떻게 운용할지, 어떻게 수익을 창출할지, 어떻게 생산적인 자본으로 만들지를 고민한다. 개인적으로 양쪽 입장을 모두 경험하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앞으로의 로드맵은 첫째 기술과 보안을 완전히 준비해 상용화할 수 있게 만드는 것, 둘째 기관 유동성을 시장으로 끌어오기 위한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제스트 보유자와 한국 커뮤니티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한국 커뮤니티의 지원에 항상 감사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무언가를 만들고 출시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피드백을 보내준다는 것은 개발하는 입장에서 굉장히 보람 있는 일이다. 무언가를 출시했는데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것과는 완전히 다르다.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돈을 써서 마케팅부터 해야 하는 상황과도 다르다. 한국 커뮤니티에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 또한 제스트 토큰이 한국 투자자들에게도 보다 쉽게 접근 가능한 자산이 되기를 희망한다. 물론 상장 같은 부분을 우리가 직접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우리는 시장에 정보를 제공하고 제스트가 무엇을 하는지 설명할 것이며, 우리가 도울 수 있는 부분에서는 최대한 돕겠다.

-한국 커뮤니티는 다른 국가의 커뮤니티와 다른 점이 있나.

△한국 커뮤니티는 항상 매우 적극적이다. 중국어권 커뮤니티도 활발하고 영어권과 터키 커뮤니티도 활발하지만, 한국은 우리에게 늘 특별한 시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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