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의원은 27일 홈페이지를 통해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고노 전 의장의 ‘구술 기록’을 공개했다. 중의원은 의장과 부의장을 상대로 인터뷰를 진행해 이를 영구 보존하는 구술 기록 사업을 하고 있다. 고노 전 의장은 2003~2009년 중의원 의장을 역임했다. 이외에 과학기술처장관, 관방장관, 자민당 총재, 외무상 등을 지낸 유력 가문의 정치인이다. 이번 인터뷰는 2019년 10월~지난해 6월 총 31회 실시했다고 중의원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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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구술 기록은 총 8장으로 구성돼 있는데, 그 중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고노 담화에 대한 부분이다. 고노 전 의장은 관방장관을 맡고 있던 1993년 8월 4일 담화에서 위안부 문제를 두고 일본군의 관여 아래 다수 여성의 명예와 존엄에 상처를 입혔다는 역사 인식을 드러내면서, 마음으로부터의 사죄와 반성의 뜻을 밝혔다. 그는 당시 기자회견에서 강제 연행에 대한 인식을 두고 “그런 사실이 있었다고 해도 좋다”고 답했다.
고노 전 의장은 이번 구술 기록을 통해 “심증으로는 분명히 강제적으로 이뤄졌다는 것으로 미야자와 기이치 당시 총리도 생각했다”며 “그런 의미에서 강제가 있었다고 해도 좋다고 보게 됐다”고 말했다. 고노 전 의장의 발표는 총리가 아닌 관방장관의 담화이기 때문에 내각 전체의 입장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일부 견해를 반박한 것이다. 고노 전 의장은 담화 발표 때 미야자와 전 총리의 승낙을 얻었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관방장관이 공식 회견에서 공식적으로 발언했다면 내각 일체가 원칙은 아니더라도 그것이 내각의 의사로서 관방장관이 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총리가 1995년 8월 15일 내놓은 담화와 달리 각의(국무회의) 결정 절차는 없었다”면서도 “다만 고노 담화가 있었기 때문에 무라야마 내각이 신중하게 각의를 거쳤다”고 말했다. 무라야마 담화는 식민지 지배로 아시아 사람들에게 큰 고통을 끼친데 대한 사죄와 반성의 뜻을 표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고노 전 의장은 무라야마 담화에도 관여했다.
고노 전 의장은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군이 관여했던 필리핀, 대만, 인도네시아 등도 위안부가 있었다”며 “고노 담화는 그들과 그 나라들 역시 대상으로 했던 위안부 문제 전체에 대한 것”이라고 했다. 당시 담화가 한국인만이 아니라 아시아 국가 전반을 대상으로 했다는 뜻이다.
그는 아울러 위안부 강제 연행을 입증할 자료를 두고서는 “구체적으로 데려 오라거나 끌고 오라는 일본군의 자료는 남아 있지 않다”며 “군이 그런 공문서를 남길 리 없다”고 했다. 종전 직후 군 자료를 모두 태웠다는 얘기가 있다는 게 고노 전 의장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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