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고려하면 달러화가 작년 10월 정점을 찍고 하락하고 있는 데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기도 서서히 끝날 가능성이 높아 달러화의 하향 안정이 수출 증가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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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국장은 최근 탈세계화, 분절화에 대한 우려가 많이 제기되고 있지만 사실상 탈세계화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부터 진행됐다고 평가했다. 수출 등 세계 교역량을 좌우하는 것은 글로벌 공급망 악화 여부가 아닌 달러화 등 금융여건의 개선 여부라고 설명했다.
신 국장은 “제조업 상품 수출은 세계 경제규모 대비 크게 성장하며 세계화의 동력이 됐다”며 “제조업은 공급망과 중간재가 큰 역할을 하는 산업인데 이를 위해선 반드시 운전자금이 뒷받침돼야 해 제조업 총자산 중 운전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35~50%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즉, 운전자금을 얼마나 낮은 비용으로 쉽게 조달할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제조업 수출이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운전자금 조달이 쉬워지면 세계 곳곳에 재고를 쌓아둘 여력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즉, 금융업이 제조업과 깊은 연관관계를 형성한다는 얘기다.
그런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대전환점을 맞았다는 평가다. 신 국장은 “금융자산에 대한 거품이 꺼지면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금융업이 계속해서 침체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며 “달러화 조달 여건이 여의치 않을 때, 특히 작년 가을을 연상해보면 금융자산이 축소되고 운전자본 운영 비용도 올랐다”고 평가했다. 당시 우리나라 수출도 크게 위축됐다.
신 국장은 저글링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을 높이 던지면 던질수록 여러 공을 공중에서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는데 재고가 세계 방방곡곡에서 움직일수록 하기 위해선 운전자금이 따라줘야 한다”며 “운전자금 조달 등 금융여건이 여의치 않으면 저글링하는 공의 무게가 무거워지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금융의 총량보다는 운영비용이 중요하다는 평가다.
금융여건이 어떤 상태인지를 측정하는 툴로 달러지수를 꼽았다. 신 국장은 “달러인덱스가 하락하면 세계 교역량이 늘어나고 한국의 수출증가율 역시 증가하는 등 역의 관계”라며 “2021년 공급망 차질이 가장 심했던 때 한국 수출은 선전했고 작년 가을 달러화가 빠르게 강세를 보이자 수출이 감소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환율과 수출의 관계는 자국 통화가 절하되면 수출 경쟁력이 생겨서 수출이 늘어난다고 배우는데 오히려 달러화가 약할 때, 자국통화가 달러화 대비 강세일 때 수출이 더 잘 된다”며 “글로벌 가치사슬을 얼마나 잘 운영할 여건이 되느냐가 무역의 증가를 결정한다”고 덧붙였다.
이를 기초로 신 국장은 “달러화는 작년 10월 21일 정점을 기록했고 달러화가 약달러 체제로 전환된다면 운전자금 조달이 쉬워지고 수출도 개선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사태, 원자재 가격, 통화정책 향방 등 불확실성이 크지만 달러화가 약세로 빠르게 전환된다면 무역도 예상보다 더 빨리 개선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