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호 DB그룹 회장 1년…회사는 젊어졌고 사업은 강해졌다

피용익 기자I 2021.07.01 11:06:38

현장 소통, 비대면 보고…조직문화 확 달라져
대기업집단 재진입…주요 계열사 실적 호조
금융부문에 쏠린 사업구조 개편은 과제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DB그룹 2세 경영인인 김남호 회장이 1일 취임 1년을 맞았다. 지난해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회장에 오른 김남호 회장은 조직 문화를 혁신하고 사업 체질을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회장은 지난해 취임사에서 “국내외 경제가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중임을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낀다”면서도 “DB를 어떠한 환경변화도 헤쳐 나갈 수 있는 ‘지속성장하는 기업’으로 만들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히며 DB그룹의 변화를 예고한 바 있다. 그는 “현장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고객과 소비자의 목소리를 소중히 여기는 경청하고 소통하는 경영자가 되겠다”고도 했다.

약속은 실천으로 이어졌다. 김 회장은 취임 직후 현장부터 찾으며 소통 행보를 보였다. DB Inc 데이터센터를 시작으로 DB금융투자 본사, DB하이텍 음성 상우공장, DB손해보험 부산지점 등 전국 현장을 직접 찾아다니며 임직원들에게 격려와 당부를 잊지 않았다.

보고 문화도 바꿨다. 그는 대면보고뿐 아니라 수시로 메신저 등을 활용한 비대면보고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적인 DB그룹에선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고 한다. 김 회장이 그만큼 신속하고 효율적인 의사 결정을 중시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룹 광고도 새로워졌다. ‘네 꿈을 펼쳐라’라는 카피로 유명한 광고를 과감하게 폐기하고, 지난 5월부터는 ‘dream with 유, DB’ 광고를 시작했다. 키보드에서 그룹명 ‘db’를 한글 자판으로 바꾸면 ‘유’라는 단어가 나오는 데 착안한 젊고 역동적인 광고다.

조직 문화만 바뀐 게 아니다. DB그룹은 지난 4월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하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이름을 다시 올렸다. 지난 2015년 준대기업으로 밀려난 지 6년 만의 성과다. 금융자산을 포함한 총자산은 71조를 넘어서며 재계 12위, 매출은 23조원으로 재계 14위로 올라섰다.

2019년 말 금융부문 포함 자산규모 66조원, 매출액 21조원 이던 DB그룹은 지난해 자산규모 71조원, 매출액 23조원으로 성장했으며, 영업이익도 1조원을 넘어셨다.

DB손해보험(005830)은 지난해 20조원대 매출, 7300억원대 영업이익으로 전년 대비 각각 7%, 43% 넘게 성장했으며, DB금융투자(016610)는 지난해 1조5903억원 매출과 1366억원 영업이익을 내며 전년 대비 60%, 56%씩 실적이 개선됐다. DB하이텍(000990)은 매출액 9359억원, 영업이익 2393억원으로 전년 대비 15%, 32% 성장했다. 올해도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 개선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김 회장은 실적 성장과 함께 책임경영 강화에도 본격적으로 나섰다. DB는 지난 3월 김 회장이 제조부문의 지주회사 역할을 맡고 있는 DB Inc의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됐다고 밝혔다.

과제도 있다. DB그룹은 계열사가 20개지만, DB손해보험과 DB금융투자 등 금융계열사에서 나오는 매출이 전체의 90%가 넘는다. 안정적인 경영을 위해선 사업 다각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각 사별 발전 뿐만 아니라 금융회사 간, 금융과 IT, IT와 반도체 간의 다양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만들어야겠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 회장은 향후 반도체와 IT 사업 확대에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재계 관계자는 “40대 젊은 회장이 주도하는 변화 속에서 조직문화뿐 아니라 경영실적도 함께 개선되고 있는 모습”이라면서 “앞으로는 금융부문에 쏠려 있는 사업구조에서 탈피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남호 DB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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