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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모바일 日차트 점령한 국산 게임
13일 업계에 따르면 넥슨의 모바일 축구게임 ‘피파 모바일’은 이날 기준 일본 애플 앱스토어에서 인기 1위에 올랐다. 애초 출시 예정일인 15일에서 긴급히 출시일을 12일로 변경해 서비스를 개시한 지 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서 거둔 성과다. 이번 조기 출시는 개발 상황과 향후 업데이트 일정을 고려해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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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에는 PC 온라인 게임 부문에서 스마일게이트 RPG의 ‘로스트아크’와 펄어비스(263750)의 ‘검은사막’이 오전과 오후 각각 일본 게임 전문 사이트에서 1위에 번갈아 가며 올라 이목을 집중시켰다.
먼저 로스트아크는 일본 공식 서비스에 돌입한 지 약 2주 만에 게임 전문 사이트 ‘온라인 게이머’에서 온라인게임 인기 1위, ‘포게이머’에서 주목 타이틀 1위에 올랐다.
특히 로스트아크의 순위를 집계한 포게이머의 경우 월평균 방문자 수가 6500만명에 달하는데. 여기서 1위에 올랐다는 것은 로스트아크에 대한 현지 이용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로스트아크는 PC 온라인 게임의 불모지로 불리는 일본에서 공개 서비스 전 사전예약에 10만명이 넘는 이용자들이 몰렸다. 또 9월23일 출시 당일에는 일본 트위터 전체 트렌드 순위 5위에 오르는 등 화제를 불러일으킨 바 있다.
검은사막은 로스트아크에 이어 이날 오후에 온라인 게이머에서 온라인게임 인기 1위를 차지했다. 또 포게이머에서도 MMO부분 2위(이용자 평점 94점)를 차지하며 로스트아크와 함께 한국 게임의 저력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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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게임사들이 오랜 고전을 뚫고 일본에서 여러 흥행작을 낼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일본 맞춤형 현지화 △플랫폼별 장르 차별화 △메신저 연계 서비스 등 다양한 전략이 돋보인다.
먼저 이들 게임사는 공통적으로 일본 현지 시장과 이용자들의 요구에 맞춘 현지화 노력에 다각도로 공을 들인 것을 흥행 비결의 핵심으로 꼽았다.
최근 출시되는 모바일게임은 구글이나 애플 앱마켓을 통해 하나의 공용 업데이트를 제공하는 글로벌 원빌드 체제가 대부분이지만, 넥슨의 피파 모바일의 경우에는 일본전용 빌드를 만들어 제공한다.
한국 게임 빌드는 넥슨 코리아와 EA 코리아가 협업해 제공하는 반면, 일본 빌드는 넥슨과 EA 아시아 스튜디오가 협력한다. 같은 이름을 내건 게임이지만 전혀 다른 전략으로 현지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인 것이다.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는 현지 시장을 꿰뚫고 있는 일본 최고의 온라인게임 퍼블리셔(서비스업체) ‘게임온’과의 협업이 통했다. 먼저 일본 유명 성우들이 게임 내 주요 NPC들의 배역을 맡아 뛰어난 목소리 연기를 선보였다. ‘아만’역은 유명 애니메이션 ‘진격의 거인’ 시리즈의 주인공 ‘알렌 예거’를 연기한 성우 카지 유우키가 맡았고, ‘후르츠 바스켓’ 시리즈의 성우 나카무라 유이치, ‘×××HOLiC’의 성우 오오하라 사야카 등 수많은 특급 성우들이 게임 제작에 참여했다.
아울러 현지 이용자들의 취향을 반영한 일본 전용 아바타와 펫, 탈 것, 꾸미기 용 벽지 아이템 등 다양한 콘텐츠를 도입했다. 또 세계적인 일러스트레이터 ‘아마노 요시타카’ 작가와의 협업을 통해 특별 일러스트와 이를 활용한 게임 속 카드 아이템을 선보이기도 했다. 스마일게이트 측은 “앞으로도 게임온과의 협업으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업데이트를 통해 일본 이용자들의 니즈를 반영한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지난 2015년 일본에 진출해 5주년을 맞이한 펄어비스의 검은사막은 올 4월 직접 서비스 전환이 새로운 분기점이 됐다. 직접 서비스 첫 주말의 최고 동시 접속자 수가 일본 출시 이래 최고 기록을 경신한 바 있다.
특히 직접 서비스 전환 당시 일본을 대표하는 록밴드 GLAY(글레이)와 직접 서비스 기념 뮤직비디오 ‘검은사막 X GLAY’도 선보인 것이 화제였다. GLAY의 음악 ‘다시 여기서 만나요’를 배경으로 검은사막 인게임 영상과 GLAY 라이브 투어 영상을 담았다. 영상은 공개 4일 만에 조회수 170만건을 넘기며 높은 관심을 얻은 바 있다.
PC와 모바일 부문별 강점을 가진 장르에 집중한 점도 성공 요인이다. 그동안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일색으로만 일본 모바일게임 시장에 도전했다 실패한 경험을 바탕으로, 스포츠(피파 모바일)와 캐주얼(츠무츠무 스타디움) 등 현지 선호도가 높은 장르의 신작을 선보인 것이 주효했다. 실제 넥슨은 그동안 ‘메이플스토리M’, ‘트라하’, ‘오버히트’ 등 MMORPG 장르 모바일게임들로 벽을 느낀 바 있다.
반대로 PC 온라인게임에서는 일본 게임 이용자들이 선호하는 콘솔 느낌이 물씬 풍기는 고품질 그래픽과 게임성을 앞세운 로스트아크와 검은사막이 MMORPG 장르의 한계를 뚫고 선택을 받았다.
NHN 츠무츠무 스타디움의 경우에는 라인 메신저 효과를 톡톡히 봤다. 우리나라에 카카오톡과 이를 기반으로 한 ‘포 카카오(For Kakao)’ 게임이 있다면, 라인은 일본에서 총 6000만명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국민 메신저다.
이 게임은 LINE(라인) 메신저 친구나 게임 내 이용자와 함께 최대 50명이 즐길 수 있는 실시간 대전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NHN 관계자는 “츠무츠무 스타디움은 일본 메신저 점유율 1위인 라인 메신저 연동을 통해 높은 접근성을 확보했다”며 “출시 초기에는 라인 공식 계정을 통한 이벤트를 실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