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해 암 진단 지연 문제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의료 강국인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대림성모병원은 유방암 특화병원으로서 코로나19 사태가 국내 유방암 진단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고 검진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이번 조사를 실시했다.
◇3~5월 유방암 진단 건수, 전년 동기 대비 1000여건 감소
대림성모병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등록된 침윤성유방암 및 유방상피내암 산정특례 건수를 분석한 결과, 2020년 3~5월 건수가 전년 동기간 대비 1057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2019년에 비해 14.6% 감소한 수치이다. 해당 건수에는 산정특례 종료 시점에서 재발 또는 전이로 기간을 연장하는 경우는 제외했기 때문에 유방암을 처음 진단받은 환자 수가 전년 대비 현저히 낮아진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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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병원 방문 피하다간 진행성 유방암 가능성 커져
이처럼 코로나19가 발병한 이후 3개월간 2020년 3~5월 유방암 환자 수는 전년 대비해 1,000여명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잠재적인 유방암 환자가 진단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빠른 유방암의 진행속도를 감안한다면 1,000여명의 잠재 환자들은 추후 진행성(림프절 혹은 원격전이가 있는) 유방암 상태로 진단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유방상피내암은 유방암의 가장 초기 단계인 0기암으로 증상이 대부분 없기 때문에 건강검진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유방상피내암의 등록 감소율(10.2%)보다 1~4기 침윤성유방암의 등록 감소율(15.7%)이 상대적으로 더 높다는 것은 증상이 있는 환자들도 병원 방문을 늦추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되며 이는 추후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대림성모병원 김성원 병원장은 “코로나19로 줄어들었던 검진율이 증가하면서 진행성 유방암 환자의 비율 또한 급격히 늘고 있음을 유방암 전문의들은 체감하고 있다. 실제로 본원의 유방암 항암치료 환자수를 분석한 결과, 올해 3~5월에 수술 전 항암(선행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한 환자 비율이 작년 동기간 대비해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보아 진행성 유방암 환자의 비율이 많아진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매우 중요한 시기이지만, 40세 이상의 여성은 하루빨리 유방암 검진을 받기를 바란다”며 “코로나19로 인해 유방암 검진을 늦추는 것은 진단 지연으로 인해 생존율이 낮아지는 등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며, 특히 유방에 멍울이 만져지는 등 증상이 있거나 건강검진에서 2차 검진 필요 소견을 받은 경우에는 반드시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