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13년만에 금강산 관광사업이 사실상 물거품으로 돌아갈 위기에 빠졌다.
23일 마지막 남은 남쪽 관리인원 16명까지 모두 철수하면서 되돌릴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금강산관광사업은 지난 98년 6월 故 정주영 현대명예회장이 소떼를 몰고 가면서 시작된 사업. 북한이 현대그룹에게 금강산광광 독점권을 부여해 같은해 11월 첫 관광이 이뤄졌고, 남북 화해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명맥을 유지해왔던 금강산 사업은 2008년 박왕자씨가 북한의 피격으로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3년째 중단됐다.
지난해부터 남북간 관광재개를 위한 협의가 있었지만 번번히 무산됐고, 올해는 북한이 `금강산 국제관광 특구법`을 만들어 현대아산의 관광사업 독점권을 제약했다.
지난달 29일에는 북측은 재산권 정리방안을 만들어 3주안에 제시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재산권 포기로 간주하고 실천적 조치에 들어가겠다고 경고했다.
급기야 북한은 어제(22일) 실천적 조치에 들어가겠다며 남측인원은 3일내 모두 나가라고 요구했고, 이날 오전 금강산 지구에 체류 중인 현대아산 관계자 등 전원이 동해선 군사분계선(MDL)을 통해 귀환, 금강산 관광사업은 최악의 사태를 맞았다.
아직까지 북한의 `실천적 조치`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미국, 중국 등 제 3의 사업자와 관광사업을 재개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최근 북한은 해외기업과 주요 언론매체들을 초청해 금강산특구 시범여행을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북측 기업 '대풍국제투자집단'과 금강산국제관광특구지도국 등은 이달 말 해외 기업과 언론매체들을 초빙해 금강산 특구를 대상으로 한 시범 여행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영국, 일본, 중국, 홍콩 등의 투자자와 관광회사 관계자 수십 명, 중국 동북3성 대표단 뿐 아니라 미국 AP통신, 영국 로이터, 일본 아사히신문, 중국 환구시보와 CCTV 등 주요 언론매체를 초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범여행 일정은 이달 28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5박 6일 일정이며 중국 옌지(延吉)를 출발해 북한 라선으로 들어간 후 배편으로 금강산 지구로 향하는 것으로 동선이 짜여 있다.
30일 라선지구 내 라진항에서는 출항에 앞서 첫 금강산 특구 관광을 기념하는 행사도 열릴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은 남측 언론인 연합뉴스에도 초청장을 보내 시범여행에 동참할 것을 요청했으나 통일부의 방북 불허로 무산됐다.
이와 관련, 우리 정부는 북측이 남측 자산을 훼손하거나 제3자에게 매각하는 등 구체적인 행동에 나서면 그에 맞춰 대응 수위를 조절할 방침이다. 또 분쟁위원회에 제소하는 것 외에 국제기구나 외국 정부에 협조를 요청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그러나 국제사법재판소 제소 등의 방안은 시간이 많이 걸리는데다 제소대상이 되는지에 관해 부정적인 의견이 많다.
북한은 관광객 피격사건이 군사지역에서 발생한 우발적 사건이며 개성공업지구나 금강산관광지구 모두 남한 주민에 대해 동일한 출입체류합의서에 의한 신변안전 보장을 하고 있는데 금강산 관광사업만 중단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할 수 있다.
금강산 관광사업 주사업자인 현대아산측은 정부와 함께 북측과 협의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사업정상화나 손실을 보상받기까지는 엄청난 험로가 예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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