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춘동 기자] 소비자물가가 4%대의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3~4월을 고비로 물가가 조금씩 안정을 되찾을 것이란 정부의 기대와는 달리, 물가불안이 올 상반기는 물론 하반기 내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원유를 비롯한 국제 원자재와 곡물 값이 안정을 되찾기는커녕 오히려 더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데다, 비용측면에서 비롯된 물가상승 압력이 수요측면으로 전이되면서 물가상승 추세가 보다 구조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 원자재·곡물값 불안 상당기간 이어질 듯
지난 1월과 2월 각각 4.1%와 4.5%였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달엔 4.7%까지 치솟았다.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가격이 물가상승을 주도한 가운데, 집세와 서비스가격 상승도 한몫했다.
문제는 소비자물가의 고공행진이 상당기간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우선 우리나라 소비자물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원유를 비롯한 국제 원자재와 곡물 값이 계속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동지역의 정정불안이 여전한 가운데, 전 세계적으로 곡물부족 현상이 추세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06.72달러로 30개월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고, 두바이유 역시 110달러에 육박하면서 두 달 가까이 100달러대를 웃돌고 있다.
옥수수와 대두, 밀 등 국제 곡물가격 역시 크게 들썩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옥수수와 밀의 자급률이 각각 4%와 0.9%에 불과한 등 곡물자급률이 OECD 최하위권이어서 유가는 물론 곡물가격 상승에도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중국발 인플레이션도 수입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중국은 지난 1~2월 소비자물가가 정부 목표치인 4%를 크게 상회했고, 3월엔 6%선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의 분석에 따르면 중국의 소비자물가가 1%p 오르면 우리나라 수입물가와 소비자물가가 각각 0.64%p와 0.06%p 오른다.
◇ 물가상승 압력 수요측면 전이되며 `구조화`
여기에다 그 동안 국제 원자재값 상승 등 공급측면에서 비롯됐던 물가상승 압력이 경기회복과 맞물려 수요측면으로 확대되면서 점점 더 구조화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2%선에서 안정적으로 움직이던 근원물가는 2월에 이어 3월에도 3%선을 훌쩍 뛰어넘었다. 농산물과 석유류 등 상대적으로 일시적인 요인을 제외한 근원물가의 상승은 그만큼 물가불안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한국은행은 올 4분기엔 근원물가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상회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유가와 농산물 등이 당초 기대대로 안정을 되찾으면, 소비자물가 오름세는 주춤할 수 있지만, 근원물가는 상당기간 상승추세를 이어갈 수밖에 없을 것이란 설명이다.
정부가 원화강세를 일정정도 용인하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하면서 수입물가를 어느정도 낮추는데 기여하긴 하겠지만, 서비스요금 상승과 임금인상 등 수요측면의 상승압력이 맞물릴 경우 그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도 올해 소비자물가가 중기물가안정목표 중심치인 3%를 상당폭 상회할 것이라면서, 사실상 올해 물가전망을 4% 안팎으로 상향조정하겠다는 방침을 시사한 상태다.
이상재 현대증권 연구원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분기 4.5%에서 2분기엔 4.6%로 확대될 것"이라면서 "소비자물가가 4%를 하회하는 시점은 9월이나 되어야 가능해 상당기간 물가불안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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