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고금리에도 서비스 소비, 코로나 이전 수준 회복"

이윤화 기자I 2022.06.09 12:00:00

한은, ''2022년 6월 통화신용정책 보고서'' 발표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등 방역완화에 민간소비 급증
올1분기 민간소비 증가율 전년 동기 대비 4.3% 기록
대면 서비스 증가, 의류 등 준내구재 소비 비중 확대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이 잦아들고 5월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면서 가계의 지출 구조와 소비행태가 코로나19 확산 이전의 형태로 돌아갔단 분석이 나왔다. 6%대를 넘보는 소비자물가 상승률,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감염병 상황이 개선되면서 민간소비가 빠른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공항 출국 사진 지난달 29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입국장이 해외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2022년 6월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첫해인 2020년 4분기 전년 동기 대비 -6.4%까지 떨어졌던 민간소비 증가율은 올 1분기 4.3%를 기록했다. 금액 기준 민간소비 규모는 같은 기간 211조8000억원에서 223조8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신용카드 자료를 이용해 월별 국내총생산(GDP) 민간소비를 추정한 결과 오미크론 확산기 이후 재화와 서비스 소비 모두 1분기의 부진했던 흐름에서 벗어나 빠르게 반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비스 소비는 5월 중 전년 동기 대비 6.9% 증가한 41조원 가량을 기록하면서 코로나19 이후 2년 반 만에 2019년 말 수준을 거의 회복한 것으로 분석됐다.

신한카드 데이터를 이용해 각각의 코로나19 확산기 정점을 시작점(t=0)으로 두고 방역조치 완화기별 주당 대면서비스 지출 증가액을 지수화한 결과 오미크론 확산기엔 8주차에 144까지 급등한 반면 과거 3차, 4차 확산기엔 11주차에도 130, 110대에 머물렀다. 이번 오미크론 확산 이후 방역 완화 시기에 그만큼 대면서비스 소비 지출이 폭발적으로 늘었단 뜻이다.



통계청 데이터 기준 작년 12월 77%까지 하락했던 오프라인 소비 비중은 올해 4월 78.9%까지 증가했다. 온라인 소비 비중은 같은 기간 23%에서 21.1%로 줄었다. 방역조치 전면 해제에 따라 숙박·음식 등 대면서비스를 중심으로 서비스 소비가 빠르게 반등한 가운데 개선 흐름이 더뎠던 예술·스포츠·여가에 대한 수요가 크게 호전됐다. 공연 및 스포츠 관람 인원도 올 5월중 일평균 각각 3만9000여명, 4만6000여명을 기록하며 팬데믹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품목별 지출 구조 측면에서도 그동안 부진했던 서비스 소비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의류 등 준내구재 소비도 크게 반등하면서 전체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확대됐다. 한은 측은 당분간은 이러한 서비스·준내구재 비중은 확대되고 내구재·비내구재(음식료품 등)의 소비지출 비중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소비뿐만 아니라 국내외 출입국 방역 완화에 따라 해외여행 수요 회복도 본격적으로 나타날 전망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우리나라의 국제선 항공 수요가 올 여름 휴가철 2019년의 40%, 올해 말 80%까지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향후 민간소비가 고용 상황 개선, 임금의 견조한 증가세와 더불어 자영업 업황도 개선되면서 최근의 소비 정상화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최근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 흐름과 환율, 금리 상승 등에 따른 가계부담 증가와 코로나19 감염병 재확산 우려 등은 소비 회복을 일부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10~20대, 30~50대는 각각 대면수업, 출근 등이 늘면서 이동성이 코로나19 위기 이전 수준에 가깝게 회복됐으나 감염병에 대한 우려가 상대적으로 높은 60대 이상 고령층의 외부 활동은 여전히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크게 밑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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