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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자신 있게 내민 단감을 보니 일단 크기가 크고 굳기 또한 딱딱했다. 통상 우리가 아는 단감보다 유독 붉은 기운을 띤 단감을 직접 잘라 먹어보니 기대 이상으로 달았다. 이미 좋은 품질을 알아챈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은 2004년부터 17년째 다감농원의 단감을 독점 거래하고 있다.
다만 이런 그에게도 급변하는 유통시장은 난제였다고 했다. 일단 한 번 맛본 사람들은 다감농원 단감을 찾는다지만, 소비자들 두루 이 맛 좋은 단감을 알릴 방도가 참 없었기 때문이다. 강 대표는 “좋은 물건을 내놔도 시장에선 결국 가격 경쟁뿐 품질 경쟁이 안 되더라”라며 “왜 연예인들도 보면 무명 시절 인스타그램 팔로 수가 1000도 못넘다가, TV 방송 한 번 잘해 이름을 알리면 몇 만으로 늘지 않냐. 농산물도 바로 이런게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고민을 이어가던 그는 최근 한 청년을 만나며 새로운 판로 개척과 신상품 개발에 대한 기대를 품게 됐다고 했다. 이날 강 대표를 만난 자리에 함께 한 정대한 티몬 ‘이삼팀’ 파트장이 그 주인공이다. 이삼팀은 ‘이커머스3.0’의 줄임말로, 티몬의 혁신을 위해 장윤석 대표가 꺼내든 사내벤처 형태 ‘별동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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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몬과의 만남은 강 대표가 그토록 원하던 브랜드 알리기 성과로 곧장 이어졌다. 티몬이 다감농원의 이모저모와 단감과 딸기를 비롯 이를 이용한 레시피 등을 공개한 웹 다큐멘터리 ‘잘 사는 레시피 창원편’은 지난 21일 공개 이후 일주일 만에 조회 수 10만을 넘어섰다.
정 파트장은 “요즘 이커머스가 참 많아 많은 생산자들이 쉽게 판로를 개척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생각보다 이커머스 운영에 많은 관리가 필요해 손이 많이 간다”며 “생산자는 생산에만 몰두할 수 있게 하는게 최고 장점이 될 수 있지 않겠나”라고 관리자 역할을 자처했다. 현재 티몬은 웹 다큐와 같은 이름의 기획전을 열어 다감농원의 단감 외 다양한 창원 특산품을 발굴·판매하고 있다.
티몬과 다감농원의 상생은 향후 다른 지역, 다른 농축수산업자들에게로 확산돼 갈 전망이다. 이미 장윤석 대표는 티몬의 부활을 위해 ‘콘텐츠’와 ‘상생’을 키워드로 한 이커머스3.0을 내세운 만큼, 지역 특산물을 발굴해 판로를 열고 콘텐츠 제작을 지원한 이번 사례는 그 대표 ‘레퍼런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강 대표는 “앞으로 단순 생과 판매를 넘어 티몬과 함께 단감을 이용한 다양한 가공품 또는 교육·관광프로그램 등을 만들어 부가가치를 확장해 갈 계획”이라며 “생산자는 소비자들에 좋은 물건으로 진실하게 다가가면 되는 것인데, 티몬이 그 연결고리가 돼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농축수산업자들의 소득이 증대되고 삶의 질 또한 향상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