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조공’을 만드는 방식은 이렇다. ①재능있는 회원들이 생일축하 이미지를 만들어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린다 ②다른 회원들은 댓글로 축하 문구를 적는다 ③후보군을 추려 투표로 최종안을 결정한다 ④십시일반으로 ‘총알’(광고비)을 모은다 ⑤총무를 맡은 회원은 입금 내역과 광고비 사용내역을 게시판에 올린다.
문재인 대통령도 취임 100일을 맞아 비슷한 선물을 받았다. ‘고마워요 문재인’이 검색어 순위 1위에 오른 것이다. 다음 카페 ‘소울드레서’의 한 회원이 네이버와 다음에 해당 문구를 검색하자고 제안했다. 제안은 ‘오늘의 유머’ 등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확산되며 성공을 거뒀다. 문 대통령은 집무실에서 찍은 셀카 영상을 통해 지지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팬들이 지하철역에 광고를 내고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를 올리는 이유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내 스타’에 관심을 가져줬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 한 팬클럽 회원은 “별다른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며 “자율적으로 참여하고 공개적으로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댓글알바’는 이와 대척점에 서있는 사건이다. 2주 전 국가정보원 적폐청산TF는 2012년 대선 당시 국정원이 30억원의 예산을 들여 3500명의 민간인을 고용 ‘댓글알바’를 운영했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 선거 중립을 지켜야할 정부가 특정 여론 형성을 위해 조직을 꾸리고 예산을 집행했다는 내용이다.
당시 집권 여당이었던 자유한국당은 침묵하고 있다. 대신 ‘문 대통령 지지자들의 검색어 이벤트는 여론조작’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강효상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문재인정부 지지세력의 선동에 포털 검색어 순위가 순식간에 점령되는 모습이 국민들에게 고스란히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조공과 댓글알바, 어느쪽이 민주주의와 닮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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