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자영 기자] 금융당국이 수입차 보험료를 대대적으로 손보기로 하면서 수입자동차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요구로 검찰까지 과다수리비 조사에 착수하면서 조만간 대대적인 보험료 및 수리비 개편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수입차 업계는 보험료 현실화 과정에서 고객 이탈을 우려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과 보험개발원 등은 삼성화재와 동부화재, 현대해상 등 주요 손해보험사들의 수입차 손해율을 2012회계연도까지 받아 차종별 손해율 통계를 내고 있다.
이번 조사는 보험사의 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 중 하나로, 수입차 오너들이 내는 보험료에 비해 사고시 보상받는 보험료가 과다하다는 지적이 계속되면서 수입차 보험료 인상을 위한 전초 작업으로 이뤄지게 됐다.
금융당국은 수입차 보험료를 단계적으로 인상하기로 하고 수입차종 중 손해율이 가장 높은 5~6개 차종의 보험료부터 인상하도록 업계와 협의할 계획이다. 손해율이란 고객이 낸 보험료 중 실제 보험금으로 나간 비율을 뜻한다. 현재 수입차 차량담보 손해율은 81%로 65.2%인 국산차 손해율보다 훨씬 높다.
예를 들어 범퍼 교체시 아우디A4의 경우 160만 원가량이 보험사에 청구되지만 국산차인 현대자동차(005380)의 아반떼MD는 50만원 안팎이면 수리가 가능하다.
이번 손해율 통계 작업과 발맞춰 금감원이 검찰에 수입차 딜러에 대한 조사를 요청해 검찰은 BMW코리아와 메스세데스-벤츠코리아의 주요 딜러들을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이들 회사로부터 최근 몇년 간의 수리비 청구 내역과 부품 입·출고 현황 자료를 넘겨받아 조사 중이다.·
수입차 수리비를 둘러싸고 예상보다 밀도있는 전방위 조사가 이뤄지면서 수입차 업계는 국내 시장에서의 성장세가 멈출까 긴장하고 있다.
검찰 조사 결과 수리비를 과다 계상한 것으로 결론이 내려지면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금융당국의 수입차 보험료 인상 조치가 이뤄지면 수입차 구매시 항상 거론되는 ‘값비싼 유지비’라는 꼬리표를 끊어내기 더욱 힘들어질 수 있다.
올 1~8월 수입차 판매는 10만3417대로 전년 같은기간에 비해 23.7% 성장하며 내수시장 점유율 15%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한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승승장구하고 있는 수입차 브랜드들이 큰 악재를 만났다”며 “검찰의 수사결과 업체들이 수리비를 과다 책정해왔다는 것이 밝혀지면 그동안 한국 시장에서 잘 쌓아온 브랜드 이미지가 한번에 무너질 수 있고, 보험료까지 인상되면 최근 다소 누그러진 수입차에 대한 심리적인 부담감이 다시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수입차 업체는 과다 수리비 논란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BMW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지난 4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BMW의 한국 부품가격은 원산지인 독일을 제외하고 전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수준”이라며 “공식 딜러와 병행수입 업체간 순정품 가격에는 차이가 없고 비순정품도 5% 정도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강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