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家 상속소송 2兆 규모로 확대(종합2보)

안승찬 기자I 2012.03.15 18:01:24

이맹희, 재판부에 실명전환 주식자료 증거신청
"자료 확보해 실명전환된 삼성전자 주식 등도 반환 요구"
상속소송 규모 2조원대로 대폭 확대될듯
삼성 "개인 변호사 선임되면 입장 밝힐 것"

[이데일리 안승찬 기자] 범(汎) 삼성가의 장남인 이맹희씨 측이 이건희 삼성 회장을 상대로 상속소송을 확대한다. 재판부가 이맹희씨 측의 증거신청을 모두 받아들이고 추가적인 주식 반환 요청에 나설 경우, 이번 상속 소송은 2조원대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이맹희씨의 법률 대리인인 법무법인 화우는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일부 청구됐던 이건희 회장 명의로 실명전환된 삼성전자 주식과 에버랜드 명의로 전환한 삼성생명 주식에 대한 청구취지를 확장하기 위해 재판부에 증거 조사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
고(故) 이병철 창업자의 장남인 이맹희씨는 지난달 "아버지가 생전에 제3자 명의로 신탁한 재산을 이건희 회장이 단독 명의로 변경했다"며 이 회장 명의로 실명전환한 삼성생명 824만주 등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냈다. 차녀 이숙희씨도 같은 내용의 소송을 냈다.

당시 이맹희씨 측은 실명전환된 삼성전자(005930) 주식의 정확한 규모가 파악되지 않는다며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20주만 반환 소송을 냈고, 삼성에버랜드의 삼성생명(032830) 주식에 대해서도 같은 이유로 소송 대상인 875만5809주 중에서 100주만 소송을 냈다.

재판부가 이맹희씨 측의 신청을 받아들이면, 이는 재판에 증거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결국 이맹희씨 측이 구체적인 실명전환 주식 자료를 받아, 실명전환된 삼성전자 주식 등에 대해서도 반환 요청을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셈이다. 이 회장을 상대로 한 이번 상속소송의 규모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맹희씨 측이 일부만 반환 청구했던 이건희 회장 명의의 삼성전자 주식 57만292주, 삼성전자 우선주 3148주, 삼성에버랜드 명의로 실명전환한 삼성생명 주식 875만5809주 등을 모두 청구할 경우 소송 규모는 2조3000억원대(현재 주가 기준)로 확대된다. 또 같은 소송을 냈던 이숙희씨 역시 주식 반환 청구 소송 규모가 4000억원대로 커진다.
 
화우 관계자는 "신청한 증거 자료는 이번 소송의 가장 핵심적인 자료이기 때문에 재판부에서 채택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이를 토대로 청구 취지를 확대하면 소송 규모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화우가 요청한 자료는 ▲2008년 삼성비자금의혹 특별검사의 수사기록과 고 이병철 회장으로부터 상속받은 각종 금융자산에 관한 자료 ▲고 이병철 회장의 타계 후 상속재산 및 상속세 신고 및 납부 자료 ▲이 사건 쟁점 대상 주식들의 각종 세금 신고 및 납부 자료 등이다.

이와 관련해 삼성 측은 "이번 소송은 개인간 소송이고 아직 (이건희 회장 측이)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았다"면서 "변호인이 선임되면 변호인을 통해 입장을 전달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맹희씨 측이 추가 자료를 확보해 이번 소송 이슈를 더 확대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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