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강종구기자] 미국 투기등급 회사채(이하 정크본드) 시장에 회생을 알리는 봄바람이 불고 있다. 정크본드의 가격은 상승(수익률 하락)하고 있으며 주변만 맴돌던 투자자들도 본격적으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미국 경제가 살아날 것이란 기대감은 투기등급 회사들의 디폴트위험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을 낳으며 정크본드의 가격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주식시장 활황으로 기업들이 신주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이 쉬워 질 것이란 기대도 정크본드시장에는 호재가 아닐 수 없다.
지난 주 정크본드들이 올린 수익률은 기대 이상이다. 정크본드의 가격추이를 집계한 베어스턴스증권의 하이일드 지수는 1주일 동안 2.95% 상승했다. 이자와 채권가격상승을 통한 수익률이 3%에 육박한 것이다. 이는 베어스턴스가 하이일드지수를 발표하기 시작한 1995년 이래 가장 큰 폭의 상승이다. 물론 국채와 회사채 등을 통틀어 채권투자가 올린 수익률 중에서도 최고다.
베어스턴스는 정크본드의 올해 수익률이 평균 8~10%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증권사의 하이일드 투자전략가 마이클 테일러는 "올해는 정크본드에 투자하기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의 위험회피 현상이 희석되면서 정크본드에 투자하려는 자금도 속속 늘고 있다. 펀드자금 조사기관인 AMG데이타에 따르면 지난 주 정크본드펀드에는 10억달러 가량이 순유입됐다. 지난 12월부터 4주 연속 순유입을 이어간 것일 뿐 아니라 최근 2개월래 최대 규모의 자금이 들어온 것이다.
경기가 살아나면 정크본드가 수혜를 볼 것이란 예상과 함께 국채수익률이 상승조짐을 보이면서 국채도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는 심리가 정크본드에 발길을 돌리게 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유틸리티 업체인 다이너지가 올해 실적전망치를 상향조정하고 부채를 10억달러가량 줄였다고 발표하면서 지난해 투기등급으로 떨어진 회사채들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었다.
헤지펀드들의 숏-커버링 매수도 정크본드의 가격상승에 한 몫 담당했다. 헤지펀드들은 그 동안 정크본드의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보고 증권사들에게서 채권을 빌려 매도(공매도)해 왔으나 최근 가격이 상승하자 서둘러 매도포지션을 풀기 위한 매수에 돌입했다. 헤지펀드들은 주로 지난해 투기등급이 된 회사채를 공매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급 측면에서도 정크본드의 강세는 이어질 공산이 크다. 투자심리는 호전되고 있지만 신규로 발행되는 채권은 거의 없어 기존에 유통되는 정크본드으로 매수가 몰릴 전망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달 말 이후에나 정크본드의 발행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임페리얼 캐피탈의 하이일드채권 매매팀장인 스티브 혼스타인은 "유통시장에서 채권을 매수하기가 훨씬 나았다"며 "단기적으로 정크본드시장에 대한 견해는 긍정적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