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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리 테지와니 코인베이스 벤처스 대표는 “AI 에이전트가 경제 주체가 되고 있고, 에이전트 하나하나가 사실상 블록체인의 새로운 ‘이용자’”라며 “x402 위에서 만들어지는 프로젝트들, 그리고 이것이 오픈소스 표준과 인터넷 기반 결제의 미래에 갖는 의미에 특히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드가 못하는 ‘1센트 결제’…87%가 10센트 미만
에이전틱 커머스가 온체인에서 커지는 이유는 초소액 고빈도 결제에 있다. 1달러, 특히 1센트에도 못 미치는 거래는 카드 네트워크로 처리하면 수지가 맞지 않는다. 반면 결제 비용이 1센트도 안 되는 스테이블코인을 쓰면 에이전트가 API 호출 한 번, 데이터 한 건에 해당하는 아주 작은 금액도 낼 수 있다. 쓴 만큼 내는 새로운 상품·서비스 시장이 열리는 셈이다.
USDC 발행사 서클은 “소비자가 지시하는 에이전트 결제는 카드망으로, 카드 경제성으로는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작은 기계 간 정산은 스테이블코인망으로 가는 분업 구조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올 9월까지 16개월간 x402 결제의 87% 이상이 0.01센트에서 10센트 사이에 몰렸다. 가장 흔한 결제 금액대는 1~10센트였다.
윌 수 블랙록 디지털자산 리서치 헤드도 “AI 에이전트가 24시간 내내 잦은 소액결제에 대한 의미 있는 수요를 만들어낼 수 있다”며 에이전틱 커머스를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한 번 써보고 떠나던 지갑, 이젠 곧바로 충전”
전문가들은 여전히 ‘실험 단계’라고 입을 모으지만, 데이터 상으로 에이전틱 커머스는 이미 성숙의 신호를 보내고 있다. x402 초창기에는 한두 번 써보고 잔액이 떨어지면 떠나는 일회성 이용자가 대부분이었다. 이 흐름이 바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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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제 목적도 훨씬 분명해졌다. 지갑이 처음 충전된 뒤 첫 x402 결제까지 걸린 시간(중간값)은 프로토콜 초기인 2025년 말 73일이었지만 2026년 3분기엔 18분으로 줄었다. 충전 후 1시간 안에 첫 결제를 한 지갑 비중은 2025년 3분기 4%에서 2026년 3분기 67%로 뛰었다. 새로 만든 지갑 세 개 중 두 개가 충전하자마자 돈을 쓴다는 뜻이다.
보고서는 “가치를 묻어두거나 프로토콜을 시험해보려고 지갑을 채우는 게 아니라 이미 처리할 작업이 대기하고 있어서 돈을 넣는 것”이라며 “재충전 주기와 충전-지출 간격은 시연용이 아니라 반복 예산이 배정된 시스템의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실험 단계는 많은 이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빠르게 끝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밈코인에서 정보 구매로…“AI가 AI를 산다”
에이전트들이 사는 물건도 달라졌다. 초기 x402 결제는 핑(PING) 같은 밈코인에 대규모 신규 지갑이 몰렸다가 빠지는 식의 유행성 거래가 주를 이뤘다. 지금은 정보 서비스가 중심이다. 코드 리뷰, 금융 정보, 데이터·검색 API 같은 서비스로 AI 지갑에서 수백만건의 거래가 흘러들어갔다. 기계가 읽을 수 있는 데이터에 굶주린 에이전트의 특성과 온체인 소액결제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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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고객도 미국, 추론 결제 88% 차지해
이 시장의 주도권은 미국에 있다. 위치 추적이 가능한 에이전트-서비스 간 거래 가운데 미국에서 자금을 받은 에이전트 비중은 30%로 어느 나라보다 높았다.
세부 항목을 보면 쏠림은 더 뚜렷하다. AI 모델 추론 결제의 88.1%가 미국 지갑에서 나왔다. 에이전트 프레임워크·툴 카탈로그 결제의 41.8%, 데이터·검색 API 결제의 23.2%도 미국 몫이었다. 보고서는 이 세 분야를 에이전트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데 필요한 핵심 재료를 공급하는 영역으로 꼽았다.
중국은 양상이 달랐다. 중국 연계 지갑은 ‘보안·코드 분석’ 결제의 90%를 차지했는데, 대부분 언어모델로 솔리디티 스마트컨트랙트를 감사하는 서비스 ‘에이전트리사(AgentLISA)’로 흘러갔다. 시장·금융 정보(46.7%)와 결제·정산 레일(35%)에서도 큰 손이었다. 그러나 AI 모델 추론 결제 비중은 0.1%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이를 ‘AI 민족주의’와 비용 구조로 설명했다. 중국 시장은 딥시크·큐원 등 자국 모델을 더 쉽게 받아들이는데, 이들 오픈웨이트 모델은 무료로 쓸 수 있다. 반면 챗GPT·클로드 등 미국 모델은 쓴 만큼 돈을 내야 한다. 보고서는 “기계가 구매하는 지능의 가시적 시장은 그것을 사는 게 가장 싼 선택지인 곳에서 가장 커질 것이며, 현재 그 중심에는 미국 수요가 있다”고 짚었다.
“건별 심사는 불가능…설정·상대방·패턴 봐야”
보고서는 규제 과제도 제시했다. 에이전트 결제는 개별 거래가 너무 빠르고 작고 잦아 건별 심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대신 자금 충전 시점에 송금 주체가 드러나고, 예산 승인은 사람이 내린 결정이며, 돈을 받는 서비스는 식별 가능한 상대방이다. 기계적으로 규칙적인 지출 패턴 덕분에 이상 행동은 사람의 결제보다 오히려 잡아내기 쉽다.
보고서는 “컴플라이언스의 초점이 결제 하나하나를 거르는 데서 설정과 목적지, 패턴을 거르는 쪽으로 옮겨가야 한다”며 “책임은 에이전트가 아니라 에이전트를 배포하고 자금을 댄 주체에게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를 반영하지 못하는 규제 체계는 에이전틱 커머스를 아예 막아버리거나 완전히 놓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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