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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월과 비교한 상승률은 0.1%로 지난 10월(0.4%)보다도 낮았다. 0.2% 상승했을 것이라는 월가 전망보다도 낮은 수치다.
이는 그간 물가 상승 주범이었던 휘발유 가격이 한달새 2% 하락하면서 전체 에너지부문의 물가가 1.6% 내린 영향이 컸다. 교통서비스(-0.1%), 의료서비스(-0.7%) 모두 감소세를 보였다. 하지만 식료품(0.5%), 의류(0.2%) 가격이 여전히 오름세를 보였고, CPI의 30%를 차지하는 주거비도 0.6% 오르면서 에너지가격 하락폭을 상쇄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음식료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동월대비 6.0% 상승했다. 이는 한달 전의 6.3%보다는 소폭 낮아진 수치다
11월 물가상승률이 7% 초반까지 떨어지면서 ‘물가 정점론’은 더욱 힘을 받게 됐다. 연준이 FOMC 정례회의에서 ‘자이언트스텝(금리 75bp 인상)’이 아닌 ‘빅스텝(금리 50bp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한층 더 높아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CPI 발표 후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에서 다음달 금리를 50bp 인상할 확률은 89%를 찍었다. 이에 따라 미 기준금리는 연 4.25~4.5%로 올라간다.
다만 소비자물가 상승폭이 1년 만에 크게 둔화하긴 했지만 여전히 연준 목표치(2.0%) 대비 높다는 게 변수다. 노동시장이 여전히 뜨거워 임금발 인플레이션이 지속할 수 있어 미국 연준이 긴축 강도를 과감히 낮추기는 쉽지 않기도 하다. 미국의 10월 실업률은 3.7%로 전월보다 0.2%포인트 올라갔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여전히 낮은 상태다.
이달초 파월 연준 의장은 노동시장 과열을 이유로 금리 인하 전환 논의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물가상승률이 2%대 수준까지 내려가지 않을 경우 내년 피봇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설명이다.
글로벌 금융서비스 기업 바클레이즈의 마이클 폰드 글로벌 인플레이션 리서치 수석연구원은 “임금 상승이 물가상승으로 이어지는 마지막 버팀목”이라며 “인플레이션을 계속 압박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