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로 숨진 배우 고(故) 이지한씨 어머니 조미은씨는 13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래퍼 노엘을 아들로 둔 장재원 국민의힘 의원을 언급, “지한이보다 두 살 어린 아들이 같은 연예계에 종사한다. 같은 부모의 입장에서 생각해 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와 174개 시민단체가 모인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의 차질없는 진행과 성역없는 국정조사,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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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협의회는 여당의 즉각적인 국정조사 복귀를 촉구했다. 고 이지한씨 부친이자 유족협의회 대표인 이종철씨는 “국정조사는 참사의 구조적 원인을 밝히고 정부가 2차 가해·재발 방지와 안전 대책을 세우는 과정”이라며 “법적, 행정적 책임까지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성역없이 충분히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국회는 지난달 24일 여야합의로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를 45일간 개최하기로 합의했지만, 지난 11일 이상민 행안부 장관의 해임건의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국민의힘 국정조사 위원들이 총사퇴를 선언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정의당·기본소득당 등은 여당 위원들이 이날 중으로 복귀하지 않을 경우 오는 14일부터는 야권 단독으로 국정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여한 10여명의 유족은 ‘성역 없는 조사’, ‘철저하게 진상규명’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절규에 가까운 호소를 이어갔다. 고 이지한씨 모친 조씨는 “제발 명확하게 수사를 해달라”며 “명명백백히 밝혀질 때까지 투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공식적인 사과도 촉구했다. 고 박가영씨 모친은 “대통령은 ‘주어’가 정확히 들어간 사과를 해달라”며 “대통령의 사과는 단순한 사과가 아닌 국민에 대한 위로”라고 말했다.
‘친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의 ‘세월호와 같은 길을 가서는 안 된다’는 발언과 같은 당의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가 참사 희생자와 마약과의 연관성을 시사한 발언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고 이주영씨 부친이자 유족협의회 부대표인 이정민씨는 “세월호의 길을 가지 말라고 하거나 유가족의 슬픔과 아픔을 정쟁이라고 표현한 데 깊은 분노를 느낀다”며 “도움이 절실한, 힘도 없는 유가족을 반정부 세력으로 왜 몰아가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족협의회는 여당에 공식적인 면담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 부대표는 “공문을 발송할 테니 최근의 막말이 국민의힘의 공식적인 입장인지 전해달라”고 요구했다.
한편 유족협의회는 이태원 참사 희생자의 49재를 맞는 오는 16일 오후 6시 ‘우리를 기억해주세요’라는 이름의 추모제를 이태원역 3번 출구에서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