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딸’에 좌표 찍힌 조정훈…“선동 정치가와 끝까지 싸울 것”[인터뷰]

박기주 기자I 2022.09.15 14:16:56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 인터뷰
“민주당, 아직도 역사의 주인공인 줄 알고 있다”
"김건희 사익편취 막으려면 특별감찰관 임명해야"
“민생과 투쟁 투트랙?…이재명의 진심은 하나”

[이데일리 박기주 이상원 기자] “이지매(イジメ·특정 인물을 따돌리거나 놀리는 행위) 당하는 기분입니다. 제게 역사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하는데, 민주당 의원들은 아직 역사의 중심에 서 있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지난 14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자신에게 쏟아지는 민주당 강성 지지층,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들이 보낸 항의 문자를 보여주며 “선동 정치가들과 끝까지 싸워보고 싶다. 시민의 삶이 얼마나 바쁜데 이렇게 문자를 보내게 하는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정훈 시대전환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노진환 기자)
◇“민주당, 아직도 역사의 주인공인 줄 알고 있다”

그는 앞서 민주당이 당론으로 채택한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반대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한 바 있다. 법제사법위원장을 국민의힘 소속 김도읍 의원이 맡은 상황에서 민주당이 이를 강행 추진할 방법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밖에 없다. 하지만 패스트트랙 지정을 위해선 법사위 재적 위원 18명 중 5분의 3(11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데, 민주당(10명)으로선 조 의원의 반대가 뼈아픈 상황이다.

이 때문에 민주당 의원들은 “주인(국민)이 하라는 대로 머슴(국회의원)은 해야 한다”(정청래), “역사적 책임을 져야 한다”(장경태), “국회에 어떻게 들어왔는지 되돌아봐야 한다”(박범계) 등 조 의원을 비판하며 공개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민주당 강성 지지층 역시 이에 호응해 조 의원에게 항의 문자를 쏟아내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조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이) 80년대 민주화를 이뤄내고 그 이후 역사의 주인공으로 살아왔다. 하지만 오늘도 역사의 주인공이라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는 조금 더 겸손할 필요가 있다”며 “민주당은 (특검법 통과가) 현실성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던졌다. 노이즈마케팅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민주당이 발의한 특검법의 경우 특별검사 지명에 대한 권한이 사실상 민주당에게만 있기 때문에 그 수사 결과에 대해서도 논쟁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게 조 의원의 판단이다.

이 때문에 특별감찰관 임명이 현실적으로 국민의 우려를 가장 잘 차단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특별감찰관의 감찰 대상은 대통령의 배우자 및 4촌 이내 친족, 대통령비서실 수서비서관 이상의 공무원이다.

조 의원은 “최고 권력자의 배우자인 김 여사가 공권력을 이용해 사익을 편취하면 안 된다는 것이 국민들이 가진 가장 큰 우려다. 이를 막으려면 CCTV와 같은 특별감찰관이 필요하다”며 “양 진영이 모두 이 문제에 대해 진정성이 있다면 특별감찰관을 먼저 임명하는 것이 맞다. 이를 받겠다는 하는 쪽이 더 진심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조정훈 시대전환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노진환 기자)
◇“민생과 투쟁 투트랙?…이재명의 진심은 하나”

아울러 민생과 윤석열 정부에 대한 투쟁을 동시에 가져가겠다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투트랙 전략’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조 의원은 “민생정당, 대안정당이 되려면 뉴스가 되지 않더라도 민생 얘기만 해야 한다”며 “투트랙으로 간다면서 (윤 대통령을 비판하는) 선수들을 앞에 세우고 자신(이 대표)은 숨고 있다. 하나는 진심이고 하나는 껍데기다. 어떤 것이 진심이고, 어떤 것이 껍데기인지 그분들이 더 잘 알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이 대표에 대해 “대선 막바지에 (이 대표는) 정치개혁을 하겠다고 했고 성명도 냈지만, 그 엔진은 차갑게 식은 것 같다”며 “이재명호 출범 후 첫 당론이 ‘김건희 특검법’이라는 점은 굉장히 상징적인 것 같다”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 중도층을 대변할 수 있는 확실한 정치 세력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민생 등 문제를 풀기 위해 진보의 수단이 도움이 된다면 갖다 쓰고, 보수의 이념이 도움이 된다면 이를 가져다 쓸 것”이라며 “22대 국회에 중도가 (지금처럼) 한 명만 있어선 안된다. 씨앗이 돼 정치의 틀을 바꾸는 데에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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