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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미국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1Mbtu당 10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1년 전보다 150% 이상 오른 가격이다. 미국 내 천연가스 가격이 10달러를 초과한 것은 2008년 이후 14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에서 셰일오일 붐이 일어나기 이전 수준의 가격이라고 FT는 설명했다.
러시아의 반복적인 가스 공급 축소·중단으로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이 천정부지 치솟은 영향이다. 전날 유럽 가스 가격 벤치마크인 네덜란드 TTF 9월물 가격은 장중 1메가와트시(MWh)당 전 거래일보다 20.6% 뛴 295유로까지 치솟았다. 마감가는 13.2% 상승한 276.75유로로 지난 19일 기록했던 사상 최고치(244.55유로)를 또 한 번 경신했다. 1년 전 26유로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000% 이상, 지난 10년 평균 대비 14배 이상 뛴 가격이다.
유럽에게 있어 미국은 러시아를 대체할 수 있는 주요 가스 공급처 중 한 곳이다. 올해 미국에서 생산된 액화천연가스(LNG) 대부분이 유럽으로 수출됐다. 그런데 최근 한국, 일본, 중국이 물량 확보 경쟁에 뛰어들며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겨울이 가까워질수록 경쟁이 더욱 치열해져 수출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문제는 셰일오일 관련 기업들이 신규 시추에 나서지 않으면서 미국 내 재고도 부족한 상황이라는 점이다. 이달 중순 미국 내 가스 재고는 2조 5190억㎥로 평균보다 약 13% 적다.
미 최대 LNG 수출 터미널인 프리포트LNG가 지난 6월 폭발사고로 파손된 것도 가격 상승 원인으로 꼽힌다. 프리포트LNG는 당초 10월로 예정됐던 가동 재개 시점을 11월로 연기했다. 셰일오일 붐과 함께 LNG 수출을 위해 지어진 이 터미널은 미국 전체 LNG 수출의 약 5분의 1을 담당하고 있다.
이외에도 이상기후가 가스 가격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진단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코모디티 인사이츠의 제임스 헉스텝 애널리스트는 “최근 덥고 건조하고 상대적으로 고요한 날씨가 점점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유럽 풍력 발전기의 출력도가 낮아진 것도 가격 상승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