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C를 비롯해 전세계 모든 서킷에서 운영되고 있는 서킷 라이선스 교육은 선수나 일반 운전자 등 서킷을 주행하고자 하는 사람이 해당 ‘서킷 주행 자격’을 획득하기 위해 이행해야 하는 교육 과정이다.
때문에 서킷 주행이 처음인 사람을 대상으로 서킷과 주행, 안전 등에 대한 교육 등이 이뤄진다. 라이선스는 취득일로부터 1년 간 유효하며 유효기간이 끝난 후에는 별도의 ‘갱신 교육’ 과정 절차를 거치게 된다.
KIC의 라이선스 교육은 크게 이론 교육 부분과 실기 주행 두 가지로 나뉜다. 15일 진행된 교육 역시 오전 9시부터 한 시간 동안 이론 교육이 진행됐으며 12시 30분부터 20분 동안 실기 주행이 진행됐다.
이론 교육은 서킷에 대한 주요 정보를 비롯해 서킷에서 발생하는 상황에 맞는 대응 방법, 서킷 내 의사 전달에 사용하는 깃발 등에 관련된 교육이 진행된다. 한 시간이 넘는 이론 교육을 마친 후에는 이론 교육 내용을 대상으로 필기 시험을 진행하고 100점 만점에 70점 이상의 성적을 거둬야만 이론 교육 이수를 인정 받아 실기 주행에 나설 수 있다.
한편 실제 서킷을 달리며 진행되는 실기 주행에서는 이론 교육 과정에서 배웠던 내용을 실제 주행 상황에서 이행하며 교육 성과를 확인한다. 실기 주행에서도 주행 및 과제로 주어지는 상황에 따른 대응에 대해 점수를 매겨 최종 라이선스 취득 유무를 결정하게 된다.
KIC 서킷 신규 라이선스 이론 교육은 가장 먼저 ‘주행의 위험성’을 알리는 사고 영상으로 시작됐다. 라이선스 교육을 담당한 나동율 주임은 라이선스 교육 참가자들에게 “서킷은 작은 실수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곳인 만큼 안전의식이 중요하다”라며 “서킷 라이선스 교육의 궁극적인 목표는 ‘안전’”이라고 강조했다.
사고 영상 및 상황 설명이 끝난 후에는 서킷에 대한 소개와 서킷 내 구간 및 코너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이어졌다. 가장 먼저 직선 구간의 경우 다른 구간과 달리 ‘충격 흡수’를 위한 타이어 배리어나 가드 레일이 존재하지 않고 방벽만 존재하는 만큼 직선 구간에서의 사고를 주의할 것을 요구했다.
나 주임은 서킷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부터 시작하여 코너 별 주요 특징 및 주의 사항을 설명하며 “상설 구간에 사고 위험성이 큰 역뱅크 코너가 있으니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며 “특정 코너의 경우 숏컷을 방지하기 위해 연석 안쪽의 소시지 색의 높은 연석이 존재하는데 이 연석을 밟을 경우에는 차량에 큰 충격과 함께 전복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지는 교육 내용은 사고 및 차량 고장과 같이 주행 중 발생하는 상황에 따른 대처 방법이었다. 나동율 주임은 “사고 발생 후 시동이 꺼졌으나(주행이 가능할 것 같은) 경미한 사고로 판단될 경우 시간을 두고 시동을 걸어 본 후 주행이 가능하다면 주행을 하거나 상황에 따라 피트로 진입하여 차량을 수리하면 된다”고 말했다.
다만 주행이 불가능할 것 같은 큰 사고로 판단될 경우 시동을 끄고 차량에서 내려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여 구조, 구난을 기다려야 하며 특히 차량 화재가 발생할 경우에는 차량에 비치된 소화기로 초기 진화에 나선 후 구조, 구난을 기다리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특히 나 주임은 “엔진 쪽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 절대 보닛을 열지 말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보닛을 열 경우 공기 순환이 이뤄지며 불길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어서 나동율 주임은 코스 인, 피트 인, 추월 등 주행 상황에 따른 주행 및 대처 방법에 대해 추가적인 설명을 덧붙였다. 나동율 주임은 “치열한 순위 경쟁이 일어나는 레이스가 아닌 일반적인 스포츠 주행이라면 타인을 배려하는 자세와 양보하는 습관이 중요하다”며 코스 위에서 과욕을 부리지 말 것을 강조했다.
이론 교육은 깃발과 주행 및 경기 상황에 따라 레이스 컨트롤에서 메인 포스트를 통해 지시하는 신호에 대한 교육이 이어졌다. 나동율 주임은 경기 중단, 종료 등을 알리는 적기와 사고 발생 및 추월 금지를 의미하는 황기, 그리고 주행 시작 및 경기 재개, 위험 상황 해제 등을 알리는 녹기 등을 차례대로 설명했다.
이어서 주행 차량의 상태에 문제를 지적하며 수리를 지시하는 ‘오렌지 볼기’와 주행 중 규정 위반 주행 등을 경고하는 ‘흑색반기’ 및 페널티 등을 지시하는 ‘흑색기’ 그리고 코스 노면 위에 오일 등의 잔여물이 있음을 알리는 ‘오일기’ 등에 대한 설명을 진행했다.
끝으로 사고 상황 시 사고를 수습하며 레이스를 진행하기 위해 제시되는 ‘세이프티카’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전 포스트에서 ‘SC’ 보드를 제시하며 발령되는 ‘세이프티카’ 상황에서 어떤 주행을 해야 하는지 상황과 사례를 제시하며 심도 깊은 설명이 무척 돋보였다.
이론 교육이 모두 끝난 후에는 짧은 휴식 시간이 주어졌다. 그리고 잠시 후 나동율 주임은 이론 교육에 포함된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된 문제가 적힌 시험지를 배포하며 “총점 70점 이상을 받아야 실기 주행에 나설 수 있다”라고 말했다. 시험지에는 안전 장비부터 서킷에 대한 내용, 상황 별 대처 방법 등에 대해 주관식 및 객관식으로 구성된 다양한 문제들이 담겨 있었다.
12시 30분, 서킷 라이선스 신규 신청자와 라이선스 갱신을 신청자 20여 명이 안전 장비를 장착한 후 코스 인을 준비했다. 실기 주행은 실제 레이스처럼 그리드 정렬 후 신호에 맞춰 시작됐고 교육 중 적기 발령, 세이프티카 상황, 상황 해제 등 다양한 과제가 주어졌다. KIC 측에서는 과제 상황에서 주행 차량들의 움직임을 보며 채점하는 모습이었다.
실기 주행에 나선 참가자들의 주행 속도는 저마다 달랐지만 모두가 상황에 맞춰 피트로 들어오거나 속도를 줄이고, 또 세이프티카 뒤를 따르며 과제를 이행하는 모습이었다. 결국 20분 가량 진행된 실기 주행은 모든 참가자들이 큰 감점 없이 마무리했다.
KIC 서킷 라이선스 교육이 모두 끝난 후 나동율 주임은 “오늘 교육에는 오전 갱신 신청자를 비롯해 신규 신청자 등 30여 명이 라이선스 취득, 갱신을 했다”라며 “교육을 담당하는 사람으로서 서킷을 즐기는 한 명 한 명이 안전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생각하며 이것이 모터스포츠 발전을 위한 토대라고 생각한다”라며 라이선스 교육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KIC는 라이선스 교육이 진행되기 전 KARA(대한자동차경주협회) 관계자에게 ‘FIA(국제자동차연맹)에서 지시 받은 서킷 유지 보수’ 등에 대한 검수를 받았다. 검수 내용에는 연석 및 코스 라인 재도색과 화재 예방을 위한 제조 작업, 인조잔디 보수 등이 담겨 있었다. KIC 측은 FIA의 지시 사항을 대부분을 이행한 모습이었다.
윤현주 KIC사업단 팀장은 “국내 유일의 그레이드 1 서킷인 만큼 FIA 규정에 따라 정기적인 점검을 통해 서킷 ‘그레이드’ 라이선스를 갱신하고 있고, 자체 안전시스템 구축을 위해 장비 확보와 직원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라며 “현재 서킷 전용 소방차는 구입되었고 이 달 내로 유류 화재 등을 대비한 서킷 전용 소방장비가 탑재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윤 팀장은 “꾸준한 서킷 관리를 통해 그레이드 1 라이선스를 유지하고 심도 깊은 서킷 라이선스 교육을 통해 모터스포츠 토대를 다질 것”이라며 “앞으로도 국내 대회는 물론 수 많은 국제 대회들이 만족하며 경기를 치를 수 있는 수준 높은 서킷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