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차·SK·LG 등 대기업, 대졸공채 '탈스펙' 채용 확산

이진철 기자I 2015.12.08 11:00:03

전경련, 21개 주요 그룹 대졸공채제도 변화 조사
지원서류에 학점·어학성적·개인정보 등 축소 또는 삭제
지원자 신상정보 가린 블라인드 면접 도입

[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대기업들이 대졸 신입사원 공채 전형에서 블라인드 면접을 도입하는 등 탈스펙 채용이 확산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주요 21개 그룹의 올해 대졸공채 제도를 분석한 결과,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20개 그룹이 지원서류에 학점, 어학성적, 자격증, 직무와 무관한 개인정보 등의 항목을 삭제하거나 간소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 포스코, GS, 현대중공업 등 10개 그룹은 면접에서 학교, 전공 등의 신상정보를 가린 블라인드 면접을 도입했다.

주요 그룹별 채용제도 변화를 살펴보면 삼성그룹은 1994년부터 ‘열린 채용’을 도입해 지원서류에 사진, 주민번호, 가족관계 등의 개인정보 기입란을 삭제했고, 올해 하반기부터 학점제한(4.5만점에 3.0이상)을 폐지했다. 면접에서는 올해 하반기부터 창의성 면접을 도입해 지원자의 문제해결능력과 논리전개 과정을 평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005380)는 2013년부터 지원서류에 사진, 가족정보, 해외경험 등의 기입란을 삭제했고, 올해부터 동아리, 봉사, 학회활동 기입란을 없앴다. 면접에서는 올해 하반기부터 1차 면접 복장을 자율화했으며, 서울 양재동 본사에 채용전용 면접장인 H-스퀘어(Square)를 마련해 매월 직무상담회와 상시면담을 진행하고 있다.

SK(034730)그룹은 올해부터 지원서류에 사진, 어학성적, IT활용능력, 해외경험, 수상경력, 주민번호, 가족관계 등의 기입란을 삭제했고, 자기소개서 위주의 서류전형을 진행하고 있다.

LG(003550)그룹은 작년부터 지원서류에 어학성적, 자격증, 수상경력, 인턴경험 등의 스펙 관련 기입란과 주민번호·사진·가족관계 등의 개인정보 기입란을 없앴다.

롯데그룹은 2010년 상반기부터 학력 제한을 폐지했고, 올해 상반기부터 지원서류에 사진, 어학성적, 자격증, IT활용능력, 수상경력, 대외활동경험 등의 기입란을 삭제했다. 면접에서는 2007년 하반기부터 직무 중심의 면접(역량구조화면접)을 도입했고, 2013년 상반기부터 학교, 전공, 학점 등을 가린 블라인드 면접을 진행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올해 상반기부터 전공제한을 폐지하고, 지원서류에 어학성적, 해외경험 등의 기입란을 삭제했다. 올해 하반기부터 NCS기반 채용을 진행하고 올해 상반기부터 직무역량·최종 면접을 블라인드 방식을 도입했다.

GS(078930)그룹 주요계열사인 GS건설은 지원서류에 해외경험, 병역여부, 가족관계 등의 기입란을 삭제했다. GS칼텍스, GS건설, GS리테일 등은 1차 실무진 면접에서 지원자의 출신학교 등을 가린 블라인드 면접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부터 지원서류에 어학점수 기입란을 삭제했고, 이공계 지원자는 한자시험을 면제해주고 있다. 현대종합상사는 올해부터 1·2차 면접을 블라인드 면접으로 진행하고 있다.

한진그룹의 대한항공은 올해부터 신장, 학력 등의 지원자격 제한을 폐지했다.

한화그룹은 2013년부터 인적성검사를 폐지하고, 지원서류에 가족관계, 종교, 주민번호 등의 개인정보 기입란을 삭제했다. 올해부터 지원서류를 전계열사 공통 양식에서 계열사 개별 양식으로 변경해 각 사별로 필요한 항목만 기입하고 있다. 면접에서는 대부분의 계열사가 3차이상의 면대면 심층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한화갤러리아는 2013년부터 1차 면접 전에 선배사원과 지원자간의 1대 1 캐쥬얼 인터뷰를 시행 중이며, PT면접 등을 블라인드로 진행하고 있다.

KT그룹은 작년부터 지원서류에 어학점수 기입란을 삭제했고, 올해부터 모든 모집분야에 전공제한을 폐지했다. 두산그룹은 2009년부터 지원서류에 학점 기입란을 삭제했고, 지원자의 역량 평가를 중시하는 서류전형을 진행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작년부터 2차 면접(드림스테이지)를 블라인드면접으로 진행하고 있다. 드림스테이지는 지원자의 직무관련 경험, 발표능력, 열정 등을 중점으로 평가하는 직무오디션이다.

CJ그룹은 작년부터 지원서류에 가족사항, 신체정보 등의 기입란을 삭제했고, 올해 하반기부터 어학성적 등의 지원자격 제한을 폐지했다. 서류전형 심사에서는 2010년부터 지원자의 이름 이외에 학교, 자격증, 어학성적 등의 정보는 비공개하고, 오직 자기소개서만으로 평가하고 있다.

LS그룹은 올해부터 지원서류에 가족사항 등의 개인정보 및 경력, 사회활동, 봉사활동, 어학연수, 교육이력 등의 스펙 관련 기입란을 삭제했다. 대림그룹은 작년 하반기부터 지원서류에 수상실적, 사회봉사경험 등의 기입란을 삭제했고, 올해 하반기부터 해외경험, 가족정보 등의 기입란도 없앴다.

현대그룹의 현대상선은 올해 상반기부터 학점, 어학성적, 전공 등의 지원제한을 폐지했다. 면접에서는 1차 토론면접을 블라인드 형태로 진행 중이다. 효성그룹은 올해부터 지원서류에 사진, 가족관계 등의 기입란을 삭제했다. 면접에서는 2차 면접을 업무지식, 문제해결능력 검증 중심의 블라인드 면접으로 진행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2011년 하반기부터 에세이에 직무 관련성이 높은 항목만 기재하도록 했다. 면접에서는 지원자의 신상정보를 가린 블라인드 면접을 도입했다.

S-Oil은 작년부터 지원서류에 가족관계 등의 기입란을 삭제했다. 면접에서는 작년부터 학력, 신상정보 등을 가린 블라인드 면접을 도입했다. 동국제강은 올해부터 지원서류에 신장, 체중, 결혼여부, 가족관계, 병역면제사유 등의 개인정보 기입란을 삭제했다.

이철행 전경련 고용복지팀장은 “많은 취업준비생들이 영어성적, 자격증, 봉사활동, 어학연수 등의 스펙을 갖추려고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하고 있지만 삼성, 현대차, SK, LG 등 주요 그룹에서는 이런 스펙을 보지 않는 탈스펙 채용문화가 확산되고 있다”며 “대기업의 대졸공채제도 변화에 맞춰 취업준비생들이 준비전략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5대 그룹 대졸 공채제도 변화. 전경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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