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근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전력이 없어서 공장을 짓지 못하고 전력부족으로 제조업 유치를 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우려했다. 공장이 지어지면 가장 기본적으로 필요한 전력수급이 올여름에도 불안한 상태라는 것이다. 해마다 전력난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에 대한 마땅한 대책이 없다는 것이 오 교수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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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미 최악의 전력난이 지난겨울로 지나갔다는 의견도 상당했다. 이미 수차례 전력난을 겪으면서 정부의 대응이 이어진데다 경제상황이 좋지 않아 수요 증가세가 한풀 꺾였다는 것이다.
정한경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철강산업 쪽 설비확장이 줄어드는 등 지난해에 보다 좀 더 여유로워졌다”면서 “이번 여름만 잘 넘기면 내년부터는 전력난이 완화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수요증가세가 꺾인 것은 물론 공급 측면에서도 새로운 설비가 추가되면서 여력이 생길 것이라는 의견이다. 정 위원은 “수요관리 정책은 여전히 이어지겠지만, 지난해 여름이나 겨울처럼 강도 높은 대책까지는 나오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조성봉 숭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역시 “설비가 많이 늘어난 만큼 이번 여름은 지난해보다 상황이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올해도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상황이 개선된 것일 뿐, 여전히 안심할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 대체적인 분위기다. 게다가 앞으로 전력난은 전력 생산량 부족이라기보다는 생산된 전기를 보낼 수 있는 송·배전시설의 부족 때문에 발생하리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발전소보다는 송전탑 등의 건설이 난항을 겪는 데 따른 문제가 발생하리라는 것.
유 교수는 “현재 상황에서 전력난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결국 수요를 억제하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다”면서 “하지만 이것으로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쉽지 않은 만큼 결국 정부 차원의 전기료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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