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태선기자] 포스코와 GS간 연합이 결국 깨졌다. 충분한 의견조율 없이 컨소시엄 구성을 선언한 후유증으로 풀이되고 있다. 금융시장 위기에 따른 불안감으로 뭉쳤다가 불신으로 갈라섰다는 지적이다.
포스코(005490)와 GS(078930)측은 공동 컨소시엄 구성을 발표한 뒤 세부내용은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었다. 양사간 연합은 오래전부터 협의해 온 결과물이라고 양사 관계자들은 전했다.
그러면서도 세부내용은 향후 조율하겠다고 밝혀, 업계에서는 협의과정 또는 인수 이후의 마찰을 예견하는 목소리가 나왔었다. 경쟁자인 한화가 의외로 선전하면서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컨소시엄을 구성을 발표했던 지난 9일 시장의 반응은 나름 긍정적이었다.
레버리지를 일으키지 않고, 자금부담도 크지 않기 때문에 인수 후에 '승자의 저주' 등 뒷탈이 날 염려가 없다는 평가였다.
특히 금융위기 확산 속에서 인수후보간 의기투합에 대해 업계와 시장은 대우조선 인수전의 초강력 변수가 등장했다며, 포스코-GS연합의 승리를 점치는 분위기가 형성됐지만 결국은 서로간 불신으로 끝맺음한 꼴이 돼 버렸다.
GS가 돌아선 배경에 대해 GS와 포스코측은 함구로 일관하고 있다. GS측은 공식입장 발표를 통해 "양자간 입장차이가 있었다"고만 밝혔다. 포스코측은 GS의 이같은 공식발표에 당혹해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그러나 본입찰 마감일인 13일 업계에서는 포스코와 GS간 컨소시엄이 깨질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들이 돌 정도로, 양자간 갈등이 컨소시엄 구성 발표 이후부터 지속돼 온 흔적들이 드러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GS측은 이날 오전에 이미 이사회에서 그간 포스코측과의 협의과정에서 나타난 마찰 등에 대한 토론이 벌어졌고 인수전에서 손을 뗀다는 최종입장을 포스코에 공식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결별의 유력한 이유는 인수가격 또는 내부지분율 문제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GS가 생각하고 있는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인수가격을 포스코측에서 제안했고, 이같은 갭이 끝까지 조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인수 이후 대우조선에 대한 GS측 지분율이 애초 GS의 예상보다 너무 낮았다는 분석이다. 공동컨소시엄에는 포스코와 GS 외에도 재무적 전략적 투자자들이 참여를 하고, 이를 감안해 배정한 GS측 지분율이 상당히 낮아졌다는 것이다.
GS의 통보를 받은 포스코가 GS를 설득시키기 위해 나섰으나, 결국 GS는 긴급이사회를 통해 최종 불참방침을 다시한번 확인했다.
포스코는 14일 긴급이사회에서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과연 포스코와 GS간 의견차가 조율이 불가능한 수준이었느냐는 의문부터, GS가 포스코와 공동컨소시엄에 합의한 의도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사건에 대한 앞으로 두고두고 뒷말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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