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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2008년 7월 11일 남한 측 관광객인 고(故) 박왕자씨가 북한군 초병의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바로 다음 날부터 금강산 관광은 전면 중단됐다. 1998년 11월부터 시작한 금강산 관광은 사업권을 가진 현대아산을 포함한 50개 기업이 투자했었다. 현재 현대아산을 제외한 49개 기업들의 매출 손실은 1조 5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들 기업의 전체 투자금은 2000억원이었고, 정부가 피해 보전을 위해 750억원 정도 대출을 해줬으나 사실상 빚이다.
이들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2000만~3000만원의 위로금과 3~4회의 대출을 받았지만, 인건비와 운영경비 등으로 완전 소진했고 원금과 이자 등 부채만 남았다”면서, 정부를 향해 △투자금 100% 지급 △대출 원금과 이자 100% 채무 재조정 △국회 피해 보상법 적극 수용 △손실특별법 통한 구제 후 청산 등을 제안했다.
최요식 금강산투자기업협회 회장은 취재진을 만나 “이전 정부까지는 어떻게든 재개가 논의됐으나 지금 상황에선 재개할 여건이 안 된다”면서 “경협 1세대들은 이대로 끝내고, 나중에 관계 개선이 잘 되면 그때 좋은 조건으로 다시 대북 사업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1세대는 청산하고 2세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향후 여건도 그리 녹록치 않다. 정부와 국회가 적극 나서줘야 하는데, 당정 간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었던 여당 중진 의원 출신의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다시 국회로 돌아가면서다. 새 장관 후보자는 대북 강경론자로, 북한 인권 문제를 중시하는 성향을 보이고 있다.
최 회장은 “장·차관이 다 바뀌면서 애로사항이 많지만, 정부 정책이 결정되면 장관이 바뀐다 해서 멈추거나 변경되지는 않는다”면서 “보수 정권에서 결정된 사안을 ‘결자해지’ 차원에서 정리하자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