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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LG그룹 총수 올라..회장 승진(종합)

김겨레 기자I 2018.06.29 12:22:33

구본무 회장 타계 한 달만에 상무→회장 '파격승진'
하현회 부회장과 LG 각자 대표..6인 부회장단이 보좌
구본준 부회장은 연말 인사서 퇴진..계열분리 '관심'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고(故) 구본무 회장의 장남 구광모 LG전자 상무가 LG그룹 총수에 올랐다. 구본무 회장 타계 한 달여 만에 상무에서 자주회사 회장으로 고속 승진하면서, LG의 ‘4세 경영’은 힘을 받게 됐다. 구 회장은 40세의 젊은 나이로 자산 123조원의 LG그룹을 이끌어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구광모 LG대표이사 회장. 사진=LG
LG(003550)는 2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LG트윈타워 이사회를 열고 구광모 상무를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지난 2006년 LG전자로 입사해 경영수업을 시작한 지 13년만이다.

앞서 LG는 이날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구 상무를 등기이사로 선임했다. ㈜LG는 구광모 대표이사 회장을 선임함에 따라 현재 대표이사 겸 COO(최고운영책임자)인 하현회 부회장과 함께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된다.

재계에서는 구 회장이 하 부회장을 비롯한 6명의 부회장단의 보좌로 그룹 핵심 계열사들의 현안을 보고받고 투자 등을 최종 결정할 예정인 만큼, 최고 직급을 부여해 힘을 실어줬다고 보고 있다.

㈜LG 지분은 구본무 회장 11.28%, 구본준 부회장 7.72%, 구광모 상무 6.24%, 구본능 회장이 3.45%씩 보유하고 있다.

구본무 회장의 건강 악화로 LG의 살림을 도맡아왔던 동생 구본준 ㈜LG 부회장은 이날 이후 LG그룹 경영일선에서 전면 물러나며, 연말 임원인사에서 퇴임할 예정이다.

구 부회장은 향후 ‘구광모 체제’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구 회장에게 길을 터주고 계열분리를 통해 독립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 대표는 이날 이사회 인사말을 통해 “그 동안 LG가 쌓아온 고객가치 창조, 인간존중, 정도경영 이라는 자산을 계승.발전시키고, 변화가 필요한 부분은 개선하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장기반을 구축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구광모 대표는 장기적 관점에서 LG의 사업에 대해 전문경영인들과 함께 호흡하고 고민하며, CEO와 사업본부장 등 주요 경영진을 발굴·육성, 지원하는 한편 정도경영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으로 구광모 대표는 지주회사 경영현안들을 챙겨나가면서, 상당기간 미래 준비를 위한 경영 구상에 집중한다.

구 대표는 1978년생으로 미국 로체스터 인스티튜트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2006년 LG전자 재경부문에 대리로 입사했다. 입사 1년 만에 과장으로 승진했고, 미국 스탠퍼드대학에서 경영대학원 석사과정(MBA)에 입학했으나 학업 대신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2곳에서 현장 근무 경험을 쌓았다.

이후 2009년 LG전자 미국 뉴저지 법인으로 재입사했으며 HE(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 선행상품기획팀, HA(홈어플라이언스)사업본부 창원사업장 등을 현장과 지원부서를 두루 거쳤다. 2015년 1월 상무로 승진한 구 대표는 지난해 말부터 LG 전자의 신성장 사업인 ID(상업용 디스플레이) 사업부장을 맡아왔다.

그는 평소 직원들과 격의 없이 토론하고 결정된 사항은 빠르게 실행에 옮길 것을 강조하며, 내부 기반의 연구개발과 함께 외부와의 협업과 협력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알려졌다.

또 선대 구본무 회장으로부터는 평소 겸손, 배려, 원칙에 대해 자주 가르침을 받았다고 전해졌다. LG에 따르면 구본무 회장은 생전 “많이 만나고 잘 듣고, 인재들이 역량을 잘 발휘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며 “엘리베이터에서 아는 직원들을 만나면 항상 먼저 인사해라. 모두의 하루를 기분 좋게 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한편 ㈜LG는 이날 주주총회에서 김상헌 전 네이버 대표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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