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 공모제 확대보다 승진제도 개선이 합리적"

김소연 기자I 2018.01.26 12:27:13

교총, ''교장공모제 전면 확대'' 문제 지적…교육토론회 개최
"15년 경험만으로 교장 임용, 교육 현장 부작용 발생 가능"
교육부 "자격증 없이 임용된 사례 국공립의 0.6%뿐"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교장공모제 전면 확대, 무엇이 문제인가’ 교육 토론회를 열었다. (사진=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교육부의 교장공모제 전면 확대방침을 반대하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교장공모제 전면 확대,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류청산 경인교대 교수는 발제자로 나서 “현재 운영 중인 ‘교감승진 후보자 규정’의 점수 가중치를 조정해 학교를 혁신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장공모제의 확대보다 현재의 승진 제도를 합리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15년 이상의 교사 경험만으로 내부 공모를 통해 교장이 된다면 교육 현장에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류 교수는 “교장공모제를 확대할 경우 교사들이 도서벽지·돌봄 교실·힘든 학년의 담임·보직수행 등을 기피할 것”이라면서 “가산점 없이도 승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면 모두가 꺼리는 업무를 누가 수행하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교사들이 기피하는 업무를 꼭 수행한 경우에 교장 자격이 없어도 공모제에 지원할 수 있다는 등의 승진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창희 상도중학교 교사는 “현재의 교장승진제도에 비해 내부에서 공모를 통해 교장을 뽑을 경우 불필요한 경쟁으로 학교현장을 혼란 속으로 몰아넣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하윤수 교총 회장은 “무자격 교장공모제 전면 확대는 70년간 내려온 교원인사제도 시스템을 흔들고 교단 안정과 학교 질서를 무너뜨리는 것”이라며 “담임·보직교사·산간오지·과밀학급 학교 등을 마다하지 않고 오로지 아이들 교육에 전념해 온 선생님들의 헌신과 열정은 존중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말 교육부는 자율형 공립고·일부 특목고 등 자율학교에서 신청학교의 15%만 교장공모제를 시행할 수 있다는 제한 규정을 없애는 교육공무원임용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자율학교가 원할 경우 교장 자격증 미소지자도 참여해 공모를 시행할 수 있게 한다는 목적이다. 일반학교는 교장 자격증 소지자만 참여할 수 있는 초빙형 공모만 가능하다.

교장공모제는 지난 2007년 승진을 중심으로 하는 교직 문화를 개선하고 능력 있는 교장을 공모해 학교 자율화와 책임경영을 실현한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자율형 공립고·자율학교는 교장 자격증 소지자와 자격증 미소지자 가운데 초·중등학교 교육경력이 15년 이상인 교육공무원 또는 사립학교 교원을 대상으로 공모할 수 있다. 하지만 2009년 정부가 관련 시행령을 개정, 신청학교의 15%만 교장 자격증 미소지자 참여 공모를 시행할 수 있도록 제한을 뒀다.

토론에 참여한 장미란 교육부 교원정책과장은 “최근 쟁점이 되고 있는 내부형에서 교장자격증을 소지하고 있지 않고 교육경력 15년 이상인 교원이 교장으로 임용된 사례는 56명으로 집계됐다”며 “이는 전체 국공립학교의 0.6%에 불과하며, 내부형 학교 중에서도 9.8%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장 과장은 “현재 내부형 실시학교 중 교장자격증을 소지하고 있지 않은 교원이 교장으로 임용된 학교에서는 교장·교사·학부모·학생 간 의사소통이 수평적으로 이루어지는 등 민주적 문화가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번 개선방안으로 승진 위주의 교직문화를 개선하고 교장 임용방식의 다양화라는 교장공모제 입법 취지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총은 교장공모제 확대에 반발하면서 청와대에 국민청원을 내는 등 정부의 교장공모제 확대 방침에 반대하고 있다. 오는 30일부터 국회 앞에서 하윤수 회장 등이 1인 시위를 강행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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