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윤진섭 기자]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일반의약품(OTC)의 약국외 판매가 무산된 것에 대해 8일 "좀 더 멀리 도약하기 위해 잠시 웅크려서 기를 모으는 과정으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감세와 관련해선 내수 진작을 위해 감세는 예정대로 진행하고, 비과세 감면을 줄이는 게 옳다는 입장을 취했다.
박 장관은 이날 출입기자단과의 오찬에서 "일반의약품 약국외 판매는 많은 국민들의 편의와 관련돼 있으며, 이해관계자들이 상당히 많은 사안"이라며 "어느 정도 진통을 겪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그는 "좀 더 나은 시스템을 위한 진통으로 이해해 달라"며 "중앙약사심의위원회라는 공식적인 논의 기구에서 의약품 재분류를 위한 어려운 논의에 들어가게 되니, 지금부터가 시작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이해관계가 많이 얽힌 사안은 절차적 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이 목적의 정당성 못지않게 중요하다”며 “재정부도 생산적 결론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OTC 문제를 조만간 재추진하겠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나타낸 것.
내수 진작 차원에서 감세를 바라봐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박 장관은 “감세는 예정대로 낮춰주고, 비과세 감면을 줄이는 것이 맞다고 본다”며 “세율을 좀 낮춰야 내수가 진작되지 않겠냐”라고 반문했다.
그는 “현재 세금 말고 기타 4대 보험을 비롯해 부담금이 빠르게 올라가고, 앞으로 올라갈 수 밖에 없는 추세”라며 “현재 내수 침체의 원인이 다양하지만 그 중 하나가 국민연금을 비롯한 각종 부담금과 세금이라고 볼 수 있는 만큼, 세금을 낮추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고소득층은 한계 소비성향이 낮으니 차라리 저소득층을 깎아주자는 주장이 있는데 저소득층은 절반 정도가 세금을 안 내니까 깎아줘도 표시가 안 난다"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에서 자율성을 강조한 것에 대해 "우리 국민들은 신바람 문화가 있어서 '잘한다 잘한다' 하면 열심히 하고 손가락질 하면 '배째라'고 나올 수 있다"며 이런 취지에서 '높은 길과 낮은 길'을 인용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