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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장애인인 진정인 B씨는 지난 2월 8일 ‘2023 A 공사 신입사원 공개채용’ 면접시험을 앞두고 A 공사 측에 대필 지원 등 편의제공을 요청했다. 그런데 이를 거부당한 B씨는 면접시험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A 공사 측은 장애인복지법 시행령 제28조가 정한 장애인 응시자에 대한 편의제공 의무 대상기관이 아니지만, 2021년 신규채용 필기시험부터 장애 유형별 편의제공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B씨에게도 면접위원과 청각장애인 응시자 간격 조정, 면접위원 전원에 대한 청각장애인 응시자 관련 사전 교육 등을 실시해 편의를 제공하겠다는 안내를 했지만 B씨가 면접시험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회신했다.
이어 고객 안전관리, 시설물 점검 및 유지보수, 주·야간 교대근무, 지하 근무 등 현장 직무수행이 가능한 자를 대상으로 해야 하기 때문에 장애인 응시자 편의제공에 한계가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권위 장애인차별시정위원회는 A 공사가 언급한 장애인복지법 시행령 제28조가 장애인 응시자에게 편의를 제공해야 할 최소한의 범위를 정한 것이며, 법의 취지를 살펴 A 공사도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동등한 조건에서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정당한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고 봤다. 또 A 공사의 장애인 전형 지원자격에 따라 면접 때 장애인에 대한 편의지원 여부가 결정돼서는 안 된다고도 판단했다.
A 공사의 행위가 차별이라고 본 인권위는 법의 미비점도 지적했다. 현행 장애인복지법 시행령 제28조에서 정한 장애인 응시자에 대한 편의제공 의무 대상기관에는 장애인고용법 제28조의2에서 규정한 장애인 의무고용 대상 사업체가 포함돼 있지 않다.
이에 대해 인권위는 “장애 특성을 고려한 정당한 편의제공을 소홀히 취급할 수 있고, 이로 인해 장애인 응시자의 직업선택의 기회가 제한될 수 있다”고 봤다. 아울러 “A 공사 측에 재발 방지 대책 수립을 권고하고,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장애인복지법 시행령 제28조를 개정할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