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화 약세에 사실상 기준금리 LPR 동결

김겨레 기자I 2023.05.22 13:25:10

1년만기 LPR금리 3.65%로 9개월 연속 동결
4월 경제지표 부진에 부양책 기대 있었지만
달러당 7위안 돌파…"금리 인하 어려워"

[홍콩=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중국이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지난해 8월 이후 9개월 연속 동결했다. 중국 경제가 예상보다 느린 속도로 회복되고 있지만 위안화 약세로 당분간 금리 인하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국 인민은행(사진=AFP)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22일 1년 만기 LPR을 전월과 동일한 3.65%로 고시했다. 1년 만기 LPR은 기업의 단기 유동성 대출이나 소비자 대출 금리 기준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기준인 5년 만기 LPR도 전월과 같은 4.3%를 유지했다.

시장에서도 동결을 예상했다. 로이터통신이 26명의 시장참여자를 대상으로 중국의 통화정책 전망을 조사한 결과 23명이 이번 달 금리 변동이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인민은행은 지난 15일 1년 만기 LPR의 선행 지표 역할을 하는 정책금리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연 2.75%로 동결했다. LPR과 MLF 모두 지난해 8월 인하된 이후 9개월 연속 동결 상태다.

일각에서는 지난달 물가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일부 경제지표가 내수 부진을 가리키면서 하반기 금리 인하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4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소비자물가지수 증가율, 신규 위안화 대출 등이 모두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안화 절하 압력으로 중국이 당분간 금리를 내리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위안화 환율은 지난 18일 심리적 마지노선인 ‘포치’(달러당 7위안)를 돌파했다. 달러당 위안화 환율이 7위안대를 넘어선 것은 중국에서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하던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이다. 금리를 더 내리면 미국과 중국의 금리 차가 확대돼 자본 유출 압력이 커진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 5.0~5.25%다.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팀은 “4월 주요 지표 약세에도 불구하고 경제성장률 5% 목표가 여전히 도달 범위에 있다”며 “정책입안자들이 주요 부양책을 펼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고 내다봤다. 이어 “미·중 금리차 확대와 위안화 절하 압력을 고려할 때 올해 중국은 기준금리 인하보다는 지급준비율 인하와 같은 조치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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