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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학년일수록 학폭 피해 응답↑
6일 이데일리가 한국교육개발원으로부터 입수한 ‘2022년 2차 학폭 실태조사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학생 중 1.6%가 학폭 피해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번 조사는 작년 9월19일부터 10월18일까지 전국 초4~고2 학생 15만4514명을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86%(13만2860명)가 해당 조사에 참여했다.
교육부가 작년 9월 발표한 1차(조사기간 4~5월) 조사와 달리 2차(9~10월) 조사는 전수조사가 아닌 표본조사 방식으로 진행된다. 한국교육개발원은 교육부로부터 학폭 실태조사를 위탁받아 수행하고 있다.
조사 결과 전체 학생의 1.6%인 2113명이 학폭 피해를 당했다고 응답했다. 학폭 피해 응답률은 초등학생 2.9%(1503명), 중학생 1%(516명), 고등학생 0.3%(94명)로 학년이 낮을수록 높게 나타났다.
학폭 유형별로는 언어폭력이 69.1%(1459명)로 가장 많았다. 이어 △신체폭력 27.3%(578명) △집단따돌림 21.3%(451명) △사이버폭력 13.9%(294명) 순이다. 특히 언어폭력은 초·중·고 모든 학년에서 68.8~71.8%로 높은 비중을 나타냈다. 작년 9월 공개된 1차 조사에서도 언어폭력이 피해 유형 중 1위(41.8%)를 차지했으며 신체폭력(14.6%)·집단따돌림(13.3%)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최근 국가수사본부장에서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의 아들도 고교 재학 중 지속적 언어폭력으로 피해 학생을 괴롭힌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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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사에서 다른 학생을 학폭으로 괴롭힌 적이 있다고 응답한 학생(가해응답률)은 전체의 1.7%(2258명)로 집계됐다. 이들 중 68.3%는 같은 반 학생이었으며 30.9%는 같은 학년의 다른 반 학생이다. 피해 학생 10명 중 7명은 같은 반 친구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셈이다.
가해 학생에게 학폭을 저지른 이유를 묻자 61.5%(1388명)가 ‘장난이나 특별한 이유 없이’ 다른 학생을 괴롭혔다고 응답했다. 반면 ‘피해 학생이 먼저 나를 괴롭혀서’란 응답은 34.3%(775명)에 그쳤다. ‘오해나 갈등으로’ 학폭을 저질렀다는 응답은 14.2%(322명)에 불과했다.
이처럼 가해 학생 10명 중 6명 이상이 특별한 이유 없이 학폭을 가하지만, 정작 피해 학생 중 상당수는 지속적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피해 초등학생의 20%가, 중학생 23.6%, 고교생은 32%가 피해 빈도에 대해 ‘거의 매일’이라고 응답했다.
교육계에선 학생들이 경각심을 갖도록 학폭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송경원 정의당 정책위원은 “사소한 행위도 피해 학생 입장에선 학폭이 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갖도록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며 “지속·상습적 학폭에 대해선 가중 처벌이 가능하도록 법·제도를 강화하는 개선안도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