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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15일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해 “IT 기술로 일상이 풍요로워지는 캄 테크 비전을 구체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캄 테크는 사용자가 알아차리기 전에 기기들이 이용자에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 개념이다. 삼성전자는 자사의 스마트홈 플랫폼 스마트싱스를 비롯해 빅스비, 삼성 녹스 등을 바탕으로 캄 테크 기술과 이를 접목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로봇사업도 의지를 재확인했다. 한 부회장은 “다양한 로봇 핵심기술 개발을 가화하고 로봇의 유용함을 체감할 제품 개발도 확대할 것”이라며 “걷기운동용 웨어러블 로봇 등 다양한 로봇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삼성전자는 약 10년 만에 국내 복귀를 선언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전략도 설명했다. 이정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사장은 “QD(퀀텀닷)-OLED는 조기 수율 확보로 양산이 안정화됐고 프리미엄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며 “올해부터는 제품 라인업과 거래선을 다변화해 판매량을 늘릴 것”이라고 예고했다. 점유율 확대와 원가 절감 등으로 수익성도 개선하겠다는 게 삼성전자의 방침이다.
이달 국내 출시 예정인 애플페이에 관해서는 삼성페이의 다양한 편의 기능을 강화해 맞서겠다는 계획이다. 노태문 MX부문장 사장은 “온라인 결제처 확대와 신분증, 티켓, 디지털 키 등 삼성페이만의 편의성을 강화해 우리 회사만이 제공할 수 있는 경험을 더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기술 투자 쉬지 않는다…메모리·파운드리 기술력 고도화에 집중”
반도체사업에서는 연구개발(R&D) 투자를 지속해 차세대 공정 기술력을 끌어올린다. 다만 설비투자는 시황 변동성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는 메모리반도체의 경우 AI, 자율주행차 등 신규 응용처를 비롯해 데이터센터 수요에 한차원 높은 메모리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정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은 “5G, AI 등 신규 시장을 중심으로 반도체 시장의 중장기 성장이 예상된다”며 “미래를 대비하고 사업 우위를 확대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객사 확보가 중요한 파운드리(반도체위탁생산)는 고객 서비스 중심의 사고를 강조했다. 또 GAA(게이트올어라운드) 등 선단공정 기술력 강화와 생산능력 확보를 통해 시장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사장은 “고객 만족을 최우선으로 높일 것”이라며 “GAA 공정 안정화로 선단기술 리더십을 공고화하고 지체없는 선제적 거점을 구축해 안정적인 캐파를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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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연간 9조8000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한 부회장은 “주주환원 약속을 성실히 이행하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주가 하락에 관한 대책과 배당 확대 등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이 더 필요하다는 주주들의 성토도 이어졌다. 한 주주가 “자사주 매입 후 소각한 적이 있는데 배당이 유지된다면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검토해달라”고 요청하자 한 부회장은 “주주환원 정책에 따라 프리캐시플로우의 50% 내에서 정기배당 지급 후 잔여재원이 있으면 추가환원하고 있다”며 “집행 시점에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을 결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다른 주주는 “작년 삼성전자의 당기순이익이 재작년보다 상당히 올랐는데 배당은 똑같다”며 “주가 관리는 제대로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 부회장은 “지속성장기반 강화와 인수합병(M&A) 및 시설투자 확대 등의 추진이 장기적으로 주주가치 제고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며 “지속성장과 함께 주주가치도 균형감있게 추진하겠다”고 해명했다.
또 반도체 인력 확보가 어렵다는 주주 우려에 한 부회장은 우수 인재 양성과 확보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며 국내외 유수 대학과 교육기관 대상 협력 강화 등을 바탕으로 반도체 전공인력 양성을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주주총회에선 △재무제표 승인 △한종희 대표이사의 사내이사 재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이 안건으로 상정됐다. 모든 안건이 의결을 거쳐 통과됐다. 재계에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해당 안건은 주총에 상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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