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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에너지포럼 연설에서 “지난달 폭발로 손상된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 일부 구간은 피해를 입지 않았기 때문에 가스 공급이 가능하다”며 “이를 통해 가스를 공급받을 것인지는 EU의 결정에 달려 있다. 그들이 원하면 수도꼭지를 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 손상에 따른 공급 부족분은 튀르키예(터키)를 거쳐 공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또 “검사 결과에서 안전하게 가스관을 작동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되면 유럽에 가스를 공급할 수 있고, 파손된 노르트스트림-1과 노르트스트림-2 역시 수리가 가능하다”고 했다.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가스프롬의 알렉세이 밀러 대표도 이날 포럼에서 “노르트스트림-1을 수리하는 데 최소 1년은 걸릴 것”이라며 “유럽은 현재의 가스 저장 용량으로는 겨울을 버틸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고 밝혔다.
발트해 심해를 통해 러시아와 유럽을 잇는 노르트스트림-1, 2 가스관은 지난달 26, 27일 잇단 폭발로 손상을 입어 가스가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러시아는 그동안 노르트스트림-1을 통해 유럽에 가스를 공급해 왔지만, 지난 8월부터 다양한 이유를 제시하며 가동을 무기한 중단했다. 노르트스트림-2는 지난해 완공됐으나, 미국의 반대 등으로 독일 정부가 개통을 승인하지 않은 상태다.
이날 푸틴 대통령이 돌연 공급 재개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외신들은 올 겨울 에너지 무기화 카드를 손에 쥐고 있으려는 의도라고 평가했다. 에너지 수요가 최고조에 달하는 한겨울에 러시아가 지난 8월과 마찬가지로 일방적으로 가스 공급을 중단하면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된다. 아울러 완공후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노르트스트림-2 가동을 유도하기 위한 전략이란 해석도 있다.
독일 정부는 즉각 거부 의사를 밝혔다. 크리스티안 호프만 독일 정부 대변인은 “우리는 러시아가 더 이상 신뢰할 수 있는 에너지 공급자가 아닐 뿐더러, 노르트스트림-1이 손상되기 전에도 더 이상 가스가 흐르지 않았다는 것을 (이미) 확인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러시아가 만약 가스를 다시 공급하겠다면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을 이용해서만 가능하다고 덧붙였다.